약 3800만년 전 북유럽 발트해 연안의 침엽수림에서 나뭇진에 갇혔던 꽃이 150년 만에 제 이름을 찾게 됐다.
CNN과 뉴욕타임스 등 외신에 따르면 나뭇진이 굳어 형성되는 투명한 호박(琥珀)에 보존된 이 꽃은 1872년 지금의 러시아 칼리닌그라드에서 '코발레프스키(Kowalewski)'라는 약사가 발굴했다.
당시 꽃이 피는 멸종 상록수인 노각나무(Stewartia) 속의 한 종으로 분류됐고, '베를린 연방 지구과학·자연자원 연구소(BGR)'의 X4088 표본 번호만 부여받고 거의 잊힌 상태로 보관돼왔다.
이후 베를린자연사박물관 고식물학자 에바-마리아 사도우스키 박사에 의해 이 호박 꽃은 다시 세상 밖으로 나왔다.
사도우스키 박사는 지난 150년간 발전한 분석 기술이 어떤 것을 새로 확인시켜줄 것인지 호기심을 갖고 호박 표면을 메스로 긁어낸 뒤 꽃가루 알갱이를 추출해 고성능 현미경으로 분석했다.
그 결과, 19세기 말 첫 연구에서 차나무 과(科) 노각나무 속으로 분류한 것이 잘못됐다는 것을 확인했다.
사도우스키 박사 연구팀은 꽃가루 형태를 분석해 현재 유럽에서는 사라지고 아시아에서 자라는 노린재나무(Symplocos) 속에 더 가깝다는 결과를 내놨다. 또 속명을 노각나무에서 노린재나무로 바꿀 것을 제안했다.
연구팀은 "노린재나무 속 꽃의 존재는 고대 북유럽이 지금보다 더 따뜻한 기후를 가졌었다는 점을 시사해준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 최신호에 실렸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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