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저촬영 빛간섭단층촬영과 같은 안과 검사는 과거에는 진단이 쉽지 않았던 질환의 조기진단을 가능하게 했다. 이 때문에 망막과 녹내장 질환, 그중에서도 망막앞막(황반주름)으로 의심돼 병원을 찾는 환자가 많아졌다.
망막앞막은 망막이라는 신경막, 그중에서도 우리 눈의 중심시력을 담당하는 황반의 표면에 생기는 막으로 인해 시력이 나빠지는 질환이다. 노화 외에는 특별한 원인이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망막박리 수술 후, 망막혈관질환, 안내 염증질환 등으로 2차적으로 발생할 수도 있다.
대부분 증상을 못 느끼고 지내다가 안과검진 시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황반이 주름지고 두꺼워지는 정도가 심하면 시력이 0.3 이하로 저하될 수 있으며, 물체가 휘어져 보이는 증상을 호소하기도 하고, 사물의 크기가 달라 보이거나 겹쳐 보이는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도 종종 있다.
뚜렷한 증상이 느껴진다면 이미 병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일 가능성이 높은데, 망막앞막이 방치돼 심한 구조적인 변형으로 망막의 기능이 상실되면 심한 시력 저하에 이를 수도 있다. 손상된 망막의 시세포는 본래 상태로 재생되기 어렵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 조기에 발견하면 망막이 더 변형되기 전에 망막앞막을 제거하는 수술을 통해 시력 저하를 멈출 수 있다.
대부분의 망막앞막은 노화가 주요 요인이 되는 특발성 질환이므로, 조기 발견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저검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또한 망막앞막을 발견해 치료한 후에도 정기검진을 통해 추적 관찰하는 것이 좋다. 한쪽 눈에 발병한 후 5년 내에 다른 눈에서도 발견되는 경우가 13%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기 때문이다. 노화는 두 눈에 동일하게 작용하므로 연달아 발생할 수 있다.
망막앞막은 발생 초기에는 시간이 지나도 별로 진행되지 않고 시력이 오랫동안 안정적으로 유지되는 경우도 많다. 일부에서는 막의 형성이 진행되면서 시력이 나빠져 수술(유리체절제술)이 필요해지기도 한다. 수술하지 않더라도 실명까지 가는 사례는 매우 드물기 때문에 실명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대부분 ‘황반’이란 용어도 생소할 텐데, 이곳에 주름이 생겼다면 놀라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망막앞막을 진단받았다면 너무 걱정하지 말고 안과를 방문해 검사를 받고 치료 방향을 결정하면 된다.
김철구 김안과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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