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J중공업은 지난달 국내 최초로 발주된 1641억원 규모의 해군 합동해안양륙군수지원(JLOTS) 체계에 이어 해경의 3000t급 경비함 1척을 851억원에 수주했다고 지난 10일 발표했다. 지난해 이뤄진 신형 고속정 4척과 독도함 성능개량 사업 수주 등을 포함하면 6500억원대 일감을 확보했다는 설명이다.
HJ중공업이 수주한 JLOTS 체계는 항만이 파괴됐을 때 이를 대체할 수 있는 임시 시설을 구축하는 것을 뜻한다. 선박 장비와 물자를 육상의 전투부대로 공급하는 군수지원 과정 중 일부다. 태풍이나 화재와 같은 각종 재난으로 고립된 섬 주민에게 구호물자와 장비, 생필품 등을 공급하는 구조 활동에도 활용할 수 있다.
HJ중공업이 100% 자체 기술로 개발한 한국형 JLOTS엔 미군이 실제 작전에 사용 중인 적·하역 계류 주교, 부유식 부교, 부교 예인정, 수송 지원정, 해안 유류 지원정과 해안양륙 지원 장비 등이 들어간다. 삼면이 바다인 국내 환경에 맞게 해군이 단독으로 JLOTS를 수행할 수 있도록 보급 능력을 확충했고 장비 적합도도 높였다.
HJ중공업이 수주한 해경의 3000t급 경비함은 길이 120m, 최고 24노트(시속 45㎞)의 속도를 낼 수 있는 첨단 하이브리드 추진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고장력강을 이용한 최신 선체 설계도 적용된다. 40일간 물자 보급 없이 항해가 가능하며, 원양 해역까지 수색·구조 등의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고성능 경비함으로 건조될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조선업과 방산 종가의 자부심을 토대로 전투부대의 대동맥이자 생명선이라고 불리는 JLOTS와 해경 경비함 건조 임무를 완벽히 수행할 것”이라며 “우리 군·경의 작전 수행 능력과 해상 방위력 증강에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HJ중공업의 전신은 중일전쟁 직후인 1937년 부산 영도에 세워진 선박 건조회사 조선중공업이다. 조선중공업은 해방 이후 1950년대까지 한국에서 1000t 이상의 대형 철선을 건조할 수 있는 유일한 조선소였다. 1989년 한진그룹이 인수한 이후 한진중공업으로 사명을 바꿨다. 현재 HJ중공업 최대 주주(66.9%)는 동부건설을 주축으로 하는 사모펀드 키스톤 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이다. 2021년 12월 한진중공업홀딩스와의 ‘한진중공업’ 사명에 대한 상표권 계약이 만료돼 HJ중공업으로 사명을 변경했다.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연결기준 1조1913억원의 매출과 4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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