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尹정부가 다보스에 보낸 기고문…"디지털플랫폼 정부로 도약"

입력 2023-01-16 16:25   수정 2023-01-16 17:34



정부가 오는 20일까지 4박5일 일정으로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 연차총회에서 ‘디지털플랫폼정부’ 세일즈에 나선다.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인 전자정부의 한계를 뛰어넘어 국민이 원하는 모든 정보를 ‘원스톱’으로 제공하는 디지털플랫폼정부를 구현하겠다는 윤석열 대통령의 의지가 반영된 것이다.

16일 대통령 직속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에 따르면 다보스포럼은 지난 13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대한민국의 새로운 혁신전략: 디지털 플랫폼 정부’라는 제목의 기고문을 홈페이지에 게재했다.

올해 열리는 다보스포럼에 한국 측 기고문이 게재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는 윤 대통령의 대선 당시 공약인 디지털플랫폼정부 실현을 위해 지난 9월 출범했다.

기고문은 고진 디지털플랫폼정부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실렸다. 고 위원장은 미국 시라큐스대에서 컴퓨터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정보기술(IT) 기업을 창업한 디지털혁신 분야 전문가다. 윤 대통령 당선 직후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디지털플랫폼정부 태스크포스(TF) 팀장을 맡았다. 고건 전 국무총리의 아들로, 윤 대통령과는 모교인 대광초등학교 1년 후배 사이다.


고 위원장은 기고문에서 디지털플랫폼정부에 대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컴퓨팅 등 빠르게 진화하는 디지털 기술을 최대한 활용해 국민 중심의 정부, 과학적이고 투명한 정부, 민간 부문의 성장을 주도하는 정부로 혁신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고 소개했다.

한국 정부의 디지털 수준에 대해서는 “지난 20년 동안 세계적 수준의 성공적인 전자정부를 구축해왔다”고 평가했다. 2010년 이후 한국 정부는 UN 전자정부발전지수에서 1~3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년간의 성공에는 근본적인 한계가 있었다는 것이 고 위원장의 지적이다. 그는 “그동안 각 부처와 기관들이 각자의 시스템을 개발하고 업그레이드해온 결과 칸막이가 높아져 시스템과 데이터 연계가 더욱 어려워졌다”며 “이런 상태로는 고도로 개인화된 통합 서비스를 받고자하는 시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킬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으로 한국 정부의 디지털 혁신이 나아갈 방향으로는 ‘부처 간 장벽을 허무는 원스톱 정부’를 제시했다. 고 위원장은 “각 부처 간 협업과 데이터 공유를 통해 대중의 관점에서 통합되고 개인화되고 선제적인 서비스를 제공하는 디지털 플랫폼 정부를 실현하고자 한다”며 “데이터 기반 정책 결정을 하는 과학적인 정부를 구축하는 것 역시 또 다른 중요한 목표”라고 덧붙였다.

민관 협력 촉진을 위해 데이터 개방 및 사용을 방해하는 규제를 철폐할 뜻도 밝혔다. 고 위원장은 “데이터 표준화와 마이데이터, 가명 정보 활용 정책 등을 통해 고품질 데이터를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부 업무에는 AI와 데이터 기술을 최대한 활용키로 했다. 고 위원장은 “민간-공공, 부처 간, 중앙-지방 정부 협력은 개별 부처를 중심으로 하는 세분화된 업무 프로세스에서 벗어나 보편화될 것”이라며 “데이터에 기반한 정책 결정이 관행과 경험보다 우선시되도록 바꾸겠다”고 했다.

보안 수준을 높이는 등 디지털플랫폼정부의 신뢰도를 높이는 것 역시 과제로 꼽혔다. 고 위원장은 “개인정보 열람 또는 이용 내역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개인정보 유출이나 남용에 대한 대중의 불안을 해소할 것”이라며 “이를 위해 블록체인, AI, 양자 암호화 등 최첨단 보안 기술을 도입하겠다”고 소개했다.

이런 과정을 통해 구촉된 디지털플랫폼정부는 특히 스타트업들이 새로운 서비스를 계획하고 실험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가 될 것으로 고 위원장은 기대했다.


고 위원장은 “대한민국은 디지털플랫폼정부를 글로벌 표준으로 삼고 성공 사례와 성과를 공유하고 전파할 것”이라고 했다.

각국 정부와 민간에서도 한국의 디지털 정부 혁신 노력과 디지털플랫폼정부 구축에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6일 스위스 다보스에 도착한 고 위원장은 오는 18일 열리는 ‘한국의 밤’ 행사와 19일 윤 대통령 특별연설 등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다.

위원회 관계자는 “다보스 현지에서 고 위원장과 아랍에미리트(UAE) 정부개발·미래부 장관과 면담, 노키아 등 글로벌 기업 최고경영자(CEO)와의 미팅 등도 진행된다”고 했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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