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 법무부 장관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향한 검찰수사를 '정치보복이라고 규정한 민주당을 향해 "모든 수사가 문재인 정권에서 시작한 수사"라고 정면 반박했다.
한 장관은 16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업무보고를 앞두고 기자들과 만나 "(이 대표 수사는) 사적보복 프레임이 성립되지 않는 구조이고, 단순한 범죄수사일 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 장관은 민주당 일각에서 김성태 전 쌍방울 회장의 체포와 송환 과정의 배후와 관련해 정치적 의도가 있다고 주장하는 데 대해서 "멀쩡한 기업을 사냥해서 주가조작하고, 돈을 빼돌리고, 정치인에게 뒷돈 주고, 북한에 몰래 돈 준 범죄인이 해외로 도피하면 최선을 다해 잡아와야 하는 것이 국가의 의무"라며 "민주당이 왜 이렇게 예민하게 생각하고 트집 잡아보려고 하는지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국민들께서 진짜 궁금해하시는 건 깡패를 잡아오도록 한 배후가 아니라 깡패의 배후일 거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 장관은 또 김 전 회장이 입국 전 인터뷰를 통해 '이재명 대표를 모른다'는 취지로 주장한 데 대해 "해외 도피한 중범죄자들이 입장 전할 언론사를 선택해서 일방적인 인터뷰를 하고, 관련자들에게 일종의 말맞추기 신호를 보내는 것은 과거에도 자주 있었던 일"이라면서 "그런데 그런다고 범죄수사가 안 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앞서 안민석 민주당 의원은 지난 1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서 "이 대표가 검찰에 소환된 날 김 전 회장이 체포되는 게 정말 우연의 일치겠느냐"라며 "최대 7~8개월까지 국내에 들어오지 않고 저항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하루 사이에 자진 귀국을 한다고 한다. 김 전 회장과 검찰 간 이해관계가 일치하는 부분이 있을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지난해 5월 말부터 태국 등에서 검찰 수사망을 피해 다니던 김 전 회장은 지난 10일 태국 빠툼타니 소재 골프장에서 출입국관리법 위반(불법체류) 혐의로 태국 경찰청 산하 이민국 직원들에 검거됐다. 김 전 회장은 12일 자진 귀국 의사를 밝히고 긴급여권을 신청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오는 17일 0시 50분쯤 태국 방콕에서 아시아나항공(OZ742)을 이용해 같은 날 오전 8시 5분쯤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할 예정이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위례·대장동 개발 비리 의혹'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신분으로 검찰로부터 소환 조사 통보를 받았다.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1부(엄희준 부장검사)·3부(강백신 부장검사)는 이 대표 측에 배임·부패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이달 27일 출석해 조사를 받으라고 통보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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