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카이72 골프장의 바다코스(오션·레이크·클래식)가 인천지방법원의 강제집행으로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유로 넘어갔다. 그러나 법원과 골프장 시설 임차인 측 수백명이 충돌하면서 골프장은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서로 뒤엉켜 길바닥에 넘어지는 등 부상자가 속출했으며,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8명이 경찰에 연행되기도 했다. 골프장 운영 계약 종료에 따른 인수인계 과정에서 나쁜 선례를 남겼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인천지법은 대법원의 판결에 따라 인천국제공항 인근에 있는 골프장 스카이72 운영사(스카이72 골프앤리조트)를 상대로 건물 및 토지 인도 강제집행에 나섰다.
이날 오전 8시께 인천지법 집행관의 지휘로 집행원 200~300명이 집결해 스카이72 바다코스 골프장에 진입을 시도했으나 임차인들의 저항으로 물러났다. 임차인들과 용역인력들이 소화기 분말을 뿌리면서 일대는 순식간에 난장판으로 변했다. 당시 현장에 있었던 경찰, 취재진들도 소화기 분말을 뒤집어 쓰기도 했다.
임차인들은 골프장에서 매장, 골프아카데미, 골프샵 등을 운영하고 있다. 골프장 영업이 중단되면 영업손실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강제집행에 반대하고 나섰다. 임차인 측도 용역 수백명을 동원한 것으로 보였다.
결국 아수라장으로 변한 스카이72 골프장 현장에서 집행관과 임차인 측 법률대리인은 대화를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법원 집행관은 "강제집행은 대법원 판결에 의한 공정한 법 진행"이라며 "임차인들의 시설에 대해서는 강제집행을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임차인 측 법률대리인인 이성희 변호사는 "골프장 코스와 도로의 사용이 중단되는데, 시설의 매장에 손님이 올 수 있는가"라며 맞섰다. 그는 "임차인들은 적법한 점유권을 가지고 있어 임차인으로서 임차권을 주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임차인 법률대리인은 "골프장 코스의 공동 점유권을 가지고 있는 용역업체가 스카이72 측과 체결한 계약서가 있다"며 강제집행을 막았으나 집행관은 검토 끝에 법적 효력을 인정하지 않았다.
오전 9시35분 법원 집행관실 직원과 용역 200~300명은 임차인 측의 저지선을 뚫고 진입을 시도했다. 이때 법원, 임차인 측, 일부 보수단체 회원들이 뒤엉켜 몸싸움을 벌이는 바람에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보수단체 ‘대한민국바로세우기국민운동본부’ 회원들은 스카이71 골프장 신규 사업자 선정 과정에서 부정이 있었다며 강제집행 저지 집회를 하고 있었다.
오전 9시35분 법원 집행관은 저지선을 뚫고 골프장으로 진입해 강제집행을 시작했다. 골프장 주요 건물인 클럽하우스 진입을 시도했으나, 임차인 측은 문을 걸어 잠그고 맞섰다. 결국 골프장 코스 위주로 강제집행에 들어가 대치 2시간만인 오전 10시께 강제집행이 종료됐다.
스카이72 하늘코스와 사무동, 클럽하우스의 강제집행은 임차인 측의 강력한 저지로 일단 다음으로 미뤄졌다. 법원은 불상사가 우려돼 강제집행을 중단하고 추가 집행에 나서기로 했다.
경찰은 충돌을 우려해 인근에 경력 300여 명(3개 중대)을 배치하고 대응했다. 경찰은 골프장 곳곳에서 양 측이 충돌해 고성과 욕설이 오가고 몸싸움이 벌어지자 현장에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가담자 8명을 검거했다.
법원의 이번 조치는 지난해 12월1일 대법원 확정판결에 따른 후속 절차다. 스카이72 측이 대법원의 골프장 반환 판결에도 토지 반납은 하지 않고 영업을 강행하고 있어서다.
스카이72 측은 신규 골프장 운영사 선정과 관련한 검찰 수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골프장 인도가 어렵다는 입장이다. 스카이72 골프장 예약도 계속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72 측 관계자는 "대법원의 판결에 따른 행정 조치이기 때문에 공식 입장은 따로 없다"고 말했다.
스카이72 골프장 내 매장과 골프샵 등 각종 시설 임차인들은 강제집행에 대한 영업손실 등 피해를 주장하고 있었다. 이들 16개 업체(개인)는 지난해 12월 인천지법에 점유권 등을 주장하며 제3자 이의 청구의 소를 제기한 것으로 밝혀졌다. 스카이72 안에는 약 50여 임차인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스카이72 측은 인천공항공사로부터 5활주로 건설 예정지인 인천 영종도 운서동의 부지(364만㎡)를 빌려 2005년 10월부터 골프장과 클럽하우스를 조성·운영해왔다. 지난 2002년 협약 당시 양측은 계약 종료 시점을 ‘5활주로를 건설하는 2020년 12월 31일’로 한정했다.
이후 5활주로 착공이 늦어지면서 사업 종료 시점을 놓고 양측의 소송전이 시작됐다. 공사 측은 '계약 종료'를, 스카이72 측은 '5활주로 착공을 전제로 한 계약이므로 기간이 끝나지 않았다'고 맞섰다. 대법원은 지난달 초 1, 2심 판단을 받아들여 공사의 승소를 확정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스카이72 측이 잔여 시설에 대한 인도를 끝까지 거부할 경우, 법원 집행관실과 협의해 조속한 시일 안에 클럽하우스와 하늘코스 등 나머지 부동산에 대한 추가 집행도 완료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인천=강준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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