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퇴진' 외친 중고생단체 명부 보니…10대 단 3명뿐

입력 2023-01-17 17:34   수정 2023-01-17 17:44



서울시 감사위원회는 시 보조사업자인 '촛불중고생 시민연대'(촛불연대)를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수사 의뢰했다고 17일 밝혔다.

감사위는 이 단체가 시 보조금을 받아 발간·유통한 서적인 '중고생운동사'에 국가보안법 위반 소지가 있는 내용이 담겨 있다고 판단했다.

이 책에는 촛불연대가 과거 김일성이 대표였던 '타도제국주의 새날소년동맹'(1926∼1945)의 계보를 잇는 단체라고 기술돼있다. 감사위는 이 내용이 국가보안법상 북한 활동을 찬양·고무·선전하는 이적표현물로 인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감사위는 또 촛불연대가 중고생이 주축이 된 단체가 아닌 성인으로 구성된 사실상 '정치이념 단체'라고 봤다. 지난해 11월 기준 이 단체의 회원명부를 보면 100명 중 만 18∼19세가 3명, 20∼30대가 19명에 그쳤고 40∼50대는 60명, 60대 이상은 18명이었다.

나아가 감사위는 촛불연대를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와 보조금관리법 위반 혐의로도 경찰에 고발하고, 수사를 의뢰했다. 감사위는 촛불연대의 비영리민간단체 등록 당시 자격충족 여부를 살펴본 결과, 등록 자격인 '회원 100인 이상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타인의 개인정보를 도용한 허위 회원명부를 제출한 정황도 발견한 것이다. 이밖에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공익적 강의를 증빙하기 위한 강의료 지급 서류를 허위로 작성·제출해 보조금 총 794만원을 빼돌린 것으로 의심되는 사례도 24건 나왔다.

촛불연대가 2021년 3월 서울시 비영리민간단체로 등록한 후 작년 12월 말까지 받은 시 보조금은 총 9000여만원에 달한다.

앞서 시는 촛불연대가 윤석열 대통령 퇴진 운동을 주관하는 등 정치적 활동을 한 것을 두고 "특정 정당 또는 선출직 후보를 지지·지원하거나 반대하는 것을 주된 목적으로 단체를 운영해 비영리민간단체지원법을 위반했다"며 등록 말소와 보조금 1천600만원 환수를 결정했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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