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일본에 이어 네덜란드와 중국을 겨냥한 반도체 수출 통제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과 대만을 상대로도 대(對)중국 반도체 연합전선 구축에 동참하도록 압박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마르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를 만나 우크라이나 지원을 비롯한 안보 문제와 경제 현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카린 장피에르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반도체 관련 수출 통제 문제가 얘기됐냐’는 질문에 “미국은 이 문제가 국가안보 차원에서 중요하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며 “바이든 대통령은 다른 사안과 함께 이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고 답했다. 다만 “동맹이나 파트너 국가를 압박하지 않고 긴밀하게 협력하고 있으며 결정은 해당 국가들이 직접 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13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와의 회담에서도 반도체 수출 통제 문제를 언급했다. 일본과 네덜란드에는 세계적 첨단 반도체 장비 업체인 도쿄일렉트론과 ASML이 있다. 이밖에 KLA, 램 리서치,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 등 세 곳의 미국 업체도 핵심 반도체 장비 업체로 꼽힌다.
미국은 영국과도 중국 압박 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이날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워싱턴에서 제임스 클리버리 영국 외무장관을 만나 대만, 우크라이나 등 외교 현안을 논의했다. 블링컨 장관은 회담 뒤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군사적 지원을 유지하고 대만해협의 평화와 안정 유지를 포함한 역내 현안에 대해 긴밀한 논의를 이어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이날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해 “미국과 중국의 정상이 수차례 화상으로 만났지만 여전히 군사 충돌을 막는 역할을 하는 군사 소통 채널을 복원하는 데 난항을 겪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8월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대만을 방문한 뒤 중국은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
워싱턴=정인설 특파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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