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시장에서도 이런 격언들이 적용된다.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18일 발표한 ‘미술시장 분석보고서’를 통해 “올해 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겪을 것이며 미술품 투자로 수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 경매시장은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적으로 하락세를 탔다. 2021년 전년보다 2.9배(1153억→3294억원) 급성장한 국내 경매시장 낙찰총액은 지난해 32.4% 급감했다.
작품값이 가파르게 오른 작가일수록 하락폭이 컸다. 낙찰총액을 기준으로 보면 ‘전통의 강자’ 이우환(-36%) 박서보(-28.6%) 등은 시장 전체와 비슷한 하락폭을 보였지만 우국원(-57.8%) 문형태(-66.7%) 등 최근 몇 년 새 가격이 급등한 작가는 상대적으로 부침을 크게 겪고 있다. 대체불가능토큰(NFT) 시장은 통계를 집계하기 어려울 정도로 급격히 쪼그라들었다.
이런 추세는 해외 경매시장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크리스티·소더비·필립스 등 3대 경매사의 현대미술(동시대미술) 경매 매출은 전년 대비 15.8% 하락했고, 1974년생 이후 젊은 작가의 작품(초현대미술) 매출은 22.9% 하락했다. 미술품감정연구센터는 “상반기 인기를 끈 아프리카 예술 등 신흥 장르 시장이 하반기 들어 냉각됐다”며 “대신 백인 남성 작가들의 작품이 다시 인기를 끄는 등 불황을 맞아 컬렉터들이 전통적인 취향으로 회귀했다”고 했다.
정준모 센터 대표는 “올해 미술품 투자로 수익을 올리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굳이 미술품을 올해 사야겠다면 이우환의 작품처럼 처분이 쉽고 낙폭도 낮은 ‘우량주’를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불황인 지난해에도 낙찰총액이 36.9% 증가한 도상봉과 이건용(36.3%), 이배(7.9%)도 주목할 만한 작가로 거론했다.
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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