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안전운임제 폐지하고 강제성 없는 '표준운임제' 추진

입력 2023-01-18 18:08   수정 2023-01-19 02:01

정부가 운임과 처벌을 강제한 화물운송 안전운임제를 대체하는 표준운임제 도입을 추진한다. 화물차주의 소득을 일괄 보장하고 이를 어기는 화주를 처벌하는 대신 가이드라인 성격의 표준운임을 공시해 화주와 운송사의 자율성을 높이겠다는 취지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교통연구원은 18일 서울 중구 포스트타워에서 열린 ‘화물운송시장 정상화 방안 공청회’에서 안전운임제 개편안을 공개했다. 2020년 도입된 안전운임제가 시장 개선 없이 운임만 강제하고 운송시장의 소비자인 화주를 처벌해 화물차주의 안전이라는 도입 취지는 퇴색하고 운송시장 내 갈등만 부추겼다는 지적에 따른 대책이다.

국토부는 이날 차주가 수령하는 운임은 강제하고 화주와 운송사 간 운임은 가이드라인에 따라 자유롭게 정할 수 있는 표준운임제 방안을 공개했다. 차주가 받는 운임 역시 차주의 소득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높아지면 표준운임제 적용 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탄력적으로 운영한다.

화주에게 과태료 처분을 한 제재 조항 역시 시정명령을 먼저 내린 뒤 단계적으로 적용할 수 있도록 개편한다. 정부는 2025년까지 시멘트·컨테이너 품목에 3년 일몰제를 적용해 표준운임제 성과를 평가한 뒤 지속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다.

내부 갈등이 심했던 운임위원회 구성도 크게 바꾼다. 공익위원을 기존 4명에서 6명으로 확대하는 대신 각 3명인 운송사와 차주 위원은 각 2명으로 줄인다. 시장 정상화 방안으로 일감 제공 없이 위·수탁 업무만 해오던 운송사에 최저 운송의무를 적용하고 운송사 직영 확대를 위한 수급 조절제를 개편하는 등 시장 왜곡 정상화 계획을 함께 제시했다. 화물차주의 휴식 보장 등 안전을 위해 디지털 운행기록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불법 개조나 과적에 대한 처벌 수위는 높인다.

국토부는 “수십 년에 걸쳐 화물 운송시장 내 굳어진 지입제 등 불합리한 산업구조와 부당한 관행을 대폭 개선하고 공정경쟁과 상생의 토대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공청회에서 제시된 의견을 검토해 최종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오상 기자 osy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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