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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프트웨어 공룡 마이크로소프트가 직원 1만명을 정리해고 하기로 했다. 지난해말부터 불어온 해고 바람이 빅테크 전반으로 번져나가는 분위기다. 이제 정리해고를 하지 않은 기업은 애플 뿐이라는 얘기까지 나온다.
◆MS "효율성 높여야"
마이크로소프트는 18일(현지시간) 매출 성장세 둔화에 직면해 오는 3월말까지 직원 1만명을 정리해고 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체 인력의 5% 미만이며 이번주에 정리해고 대상자에게 실직 여부가 통보될 예정이다. 정리해고로 이번 분기에 12억달러의 비용이 소요될 예정이다. 엔지니어링 부문보다는 영업과 마케팅 부문에서 실직 규모가 더 클 것이라고 마이크로소프트 대변인은 밝혔다.이번 대규모 인력감축은 글로벌 경기침체가 예고된 상황에서 비용을 줄이기 위해서다. 사티야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회사 웹사이트에 게시한 메모를 통해 "마이크로소프트가 지금보다 더 경쟁력 있는 회사로 부상할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직원들에게 전했다. 그는 "팬데믹 시기에 디지털 분야에 투자를 늘렸던 고객들이 디지털 분야에 대한 지출을 줄이고 있다"고 했다.
나델라 CEO는 인력감축을 발표하기 직전 세계경제포럼이 열리는 스위스에서 효율성의 높일 것을 주문했다. 그는 "테크업계는 수요가 정상화되는 단계를 거칠 것"이라며 "적은 자원으로 더 많은 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47년 역사의 마이크로소프트가 이렇게 대규모 정리해고에 나선 것은 2014년 이후 최대다. 당시 노키아의 기기 및 서비스 사업부문을 인수하면서 1만8000명을 해고했다.
◆"테크업계 일자리 15만개 사라져"
마이크로소프트까지 정리해고를 발표하면서 빅테크기업 대부분을 포함해 테크업계 전반으로 인력감축이 확산됐다. 앞서 아마존은 이달 초 정리해고 규모를 1만8000명 이상으로 확대했다. 작년 11월 기기와 인사 부문을 중심으로 1만명을 해고하겠다는 데서 한 발 더 나간 것이다. 이는 아마존 28년 역사 최대 규모다. 구글의 모회사 알파벳도 최근 생명과학 연구 자회사인 베럴리의 직원 15%(230명)을 감원하겠다고 공개했다. 구글은 아직까지는 정리해고 발표를 안 했지만 직원들 사이에는 다음엔 우리 차례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이 외에도 메타 1만1000명, 세일즈포스 7000명, 코인베이스 2000명, 트위터 3700명, 스트라이프 1100명, 쇼피파이 1000명 등 정리해고 규모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언론 보도 등을 중심으로 정리해고 숫자를 집계하는 웹사이트 레이오프닷에프와이아이의 추산에 따르면 지난해 테크업계에서 약 15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졌다.
◆과도한 확장이 부메랑 됐다
팬데믹 기간 과도한 확장이 경기침체를 앞두고 부메랑으로 다가온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20년 전염병 확산을 막기 위해 일상생활이 봉쇄되고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인터넷 기반의 기술기업의 수요는 급증했고 2021년까지 테크기업의 매출과 이익은 크게 늘었다. 이런 수요 증가를 감당하기 위해 테크기업들은 인력 채용을 급격히 늘렸다.마이크로소프트는 2022년 6월말 기준 직원 수는 22만1000명으로 1년 전보다 22% 증가했다. 아마존의 고용 확장은 여타 테크기업을 압도한다. 2020년 50만명에 이어 2021년 31만개의 일자리를 추가하며 직원수가 160만명에 달한다. 메타도 2020년 1만3000명을 채용하며 전년보다 직원수를 30% 늘렸고 이듬해 또 1만3000명을 신규 고용했다. 알파벳도 2020년 14%, 2021년 15% 늘리며 15만6500명의 직원을 고용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경기침체를 앞두고 수요가 둔화되기 시작하면서 이런 인력은 비용 부담으로 다가왔고 경영진들은 조직 슬림화를 택했다.
빅테크 기업 중에 아직 정리해고를 발표하지 않은 애플은 예외였다. 애플은 2022 회계연도에 직원수가 전년보다 1만명(6.5%)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 전년에도 7000명 정도 늘어났을 정도로 채용을 신중하게 진행했다. 실리콘밸리에서도 애플은 업무를 보다 강도 높게 시키는 기업으로 정평이 나있다. 사업이 잘 된다고 직원을 무리하게 늘리기보다 신중하게 채용하고 기존 인력들을 보다 열심히 일해서 성과를 내게 하는 시스템으로 알려져있다. 때문에 애플은 테크기업의 정리해고 바람에서도 한발짝 물러서있을 수 있다는 게 업계의 평가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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