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그룹의 물류 계열사인 현대무벡스가 호주 시드니 지하철 스크린도어 수주를 계기로 본격적인 해외 사업 확대에 나선다. 현대무벡스가 지하철 스크린도어를 해외에 공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무벡스는 현대엘리베이터와 함께 현대그룹의 부활을 이끌 수 있는 핵심 계열사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무벡스는 지난달 호주 시드니 메트로와 PSD(스크린도어)와 MGF(안전발판) 제작·공급·설치계약을 체결하며 호주 최대 도시철도 구축사업인 ‘시드니 메트로 시티 앤(&) 사우스웨스트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고 19일 발표했다. 현대무벡스는 이번 수주로 시드니 사우스웨스트 노선 10개역(메릭빌~뱅크스타운)에 스크린도어 360개와 안전 발판 150개를 구축하게 된다. 기계식 안전 발판은 호주 최초로 도입된다.
계약금액은 357억원으로, 향후 설치 부문에서 추가 계약이 예정됐다. 현대무벡스 관계자는 “객차와 승강장 사이를 메우는 자동설비인 기계식 안전 발판 등을 내세워 수주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현대무벡스의 스크린도어는 전국 400여개 역사에 설치됐지만, 해외 공급은 이번이 처음이다.
202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 현대무벡스는 현대그룹 재기를 위한 핵심 계열사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32.7%를 보유한 최대 주주다.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딸인 정지이 현대무벡스 전무가 각각 23.2%, 3.9%를 보유하고 있다. 정 전무는 현대무벡스에서 아시아 지역 총괄 전무를 맡고 있다.
현대무벡스는 2017년 현대엘리베이터의 물류 자동화사업부를 분리한 후 IT 업체인 현대유엔아이와 합병해 설립했다.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기술력이 고스란히 이전돼 물류 자동화 부문에서는 높은 경쟁력을 갖고 있다는 평가다. 냉동·냉장 부문을 비롯한 유통과 택배 등 물류자동화 사업과 승강장안전문(PSD)이 핵심 사업이다.
향후 물류 자동화 수요가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성장성이 높다는 것이 그룹 관계자의 설명이다. 현대무벡스는 지난해 3분기까지 누적 매출 1502억원, 영업이익 58억원을 올렸다. 본격화된 경기침체 여파에도 불구하고 잇단 수주로 선방했다는 평가다.
현대무벡스는 “스크린도어 첫 해외사업의 성공적인 수행을 위해 20여 년간 쌓아온 사업역량을 최대한 발휘하겠다”며 “글로벌 확장전략에 힘을 쏟고 있는 만큼 새해는 다양한 해외사업 성과가 가시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