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트 디즈니사의 한 임원이 약 3개월간 하루 평균 2억원이 넘는 급여를 받은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18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 디즈니 임원 제프 모렐은 짧은 시간 동안 많은 월급을 받았다"며 "이는 쇼 비즈니스 산업 기준으로 봐도 많다"고 보도했다.
모렐은 지난해 1월 24일부터 4월 29일까지 디즈니의 최고기업업무책임자로 일했다. 주말을 제외하면 70일을 근무한 셈인데, 이 기간 836만5403달러(약 103억5887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루 평균 11만9505달러(약 1억4798만원)의 임금을 받은 것이다.
사측과 계약에 따라 받은 퇴직금 등까지 합치면 그가 받은 액수는 하루에 17만6746달러(약 2억1882만원)에 달한다고 WSJ는 전했다.
또 디즈니는 모렐과 그의 가족이 영국 런던에서 미국 로스앤젤레스(LA)로 이사할 수 있도록 비용 약 50만 달러(약 6억원)를 지불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가 퇴사 후에도 가족이 다시 영국으로 돌아가는 이사 비용으로 50만 달러가 추가로 지급되기도 했다. 이밖에 모렐이 잠시 머물기 위해 매입했던 450만 달러(약 55억7400만원)짜리 LA의 주택도 디즈니가 사들여준 것으로 파악됐다.
WSJ는 "행동주의 투자자 넬슨 펠츠가 경영진의 고액 급여에 대한 비판을 제기한 가운데 모렐의 급여가 공개됐다"면서 이와 관련한 논란이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플로리다주(州)가 초등학생들에게 동성애 등 성 정체성 교육을 금지하는 법안을 도입해 논란이 일고 있을 때 모렐은 정치적 입장을 취하지 않는 방법을 택했다"며 "이런 결정은 디즈니 직원들을 화나게 했다"고 지적했다.
플로리다주는 유치원생부터 초등학교 3학년생을 대상으로 학교에서 성 정체성이나 성적 지향을 주제로 한 수업과 토론을 금지했으나, 모렐과 밥 체이펙 당시 최고경영자(CEO)는 민감한 현안에 관여하지 않고 침묵을 지키기로 결정해 직원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은 바 있다.
그러다 항의에 밀려 이 법안에 반대한다고 뒤늦게 발표했다가 이번에는 디샌티스 주지사의 분노를 사는 바람에 진보와 보수 양쪽에서 욕만 먹는 결과를 초래했다.
WSJ는 "모렐은 기밀 사항이었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 롤러코스터 개장 날짜를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며 "이런 잘못된 조치들 때문에 (부정적인 의미에서) 내부적으로 주목받았다"고 덧붙였다.
신현보 한경닷컴 기자 greaterfool@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