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법처럼 사라진 대기줄…미쉐린·핫플카페도 '웨이팅 제로의 시간'

입력 2023-01-19 17:32   수정 2023-01-26 19:06


마주 걸어오는 사람 없이 서울 광화문대로와 강남대로를 유유자적 걷는 일. 긴 줄이 늘어섰던 카페와 레스토랑에서 사랑하는 사람들과 여유로운 한때를 보내는 일. 왕이 된 듯 뒷짐을 지고 서울의 4대 궁을 느긋하게 둘러보는 일. 미뤄둔 전시와 공연, 영화를 보며 새로운 세계에 흠뻑 빠지는 일. 이 모든 일이 가능한 때가 설 연휴다. 인파가 빠져나간 서울에서 진짜 서울의 얼굴을 마주해보면 어떨까.
웨이팅 제로 ‘카페투어’의 기회


빌딩 사이로 한옥이 길게 늘어서 현재와 과거가 함께 공존하는 곳. 안국역엔 지난해부터 새벽 6시부터 줄을 서야 겨우 맛을 볼 수 있는 한 베이글 가게가 있다. ‘런던 베이글 뮤지엄’이라는 이름처럼 영국에서 온 레시피 그대로 베이글과 샌드위치를 만드는 곳이다. 유럽 빈티지풍으로 꾸며놓은 가게 앞엔 색색의 베이글이 보기 좋게 진열돼 있다. 자리 앞쪽에 난 창밖으로는 북촌이 한눈에 보인다. 유럽식 카페에 앉아 한옥 거리를 내다보는 색다른 경험을 할 수 있다.

오전 8시 문 여는 이 가게에선 초코, 크랜베리, 참깨 등 베이글 종류만 10개가 넘는다. 가장 인기 있는 베이글은 감자 치즈 베이글. 낮 12시께 모든 베이글이 ‘완판’된다. 빵과 곁들여 먹을 수 있는 크림치즈와 수프도 판매하는데 포장하더라도 대기줄은 똑같이 서야 한다. 명절 연휴 내내 정상 영업을 하니, 그 맛이 궁금했던 사람들에겐 절호의 기회다.


인왕산 밑 하산객을 반기는 한가로운 북카페 ‘초소책방’도 설 연휴 기간 문을 연다. 카페 ‘초소책방’에 들어서면 가장 먼저 반응하는 것이 바로 후각이다. 향기로운 빵 냄새가 지친 등산객의 발걸음을 붙잡는다. 진열장엔 소금빵부터 제철 딸기가 들어간 크루아상까지 30개가 넘는 빵이 놓여 있다. 한쪽 벽면은 주인장이 이곳저곳에서 들여온 책들로 빼곡히 채워져 있어 마음의 양식도 채울 수 있다.

초소책방의 하이라이트는 서울을 마치 다 가진 듯 내려다 볼 수 있는 테라스다. ‘겨울인데 어떻게 테라스에 앉나’란 의구심도 잠시. ‘투명 텐트’ 여러 개가 있어 야외에서 서울의 풍경을 내려다보며 커피를 마실 수 있다. 인왕산에서 들려오는 새소리, 바람소리를 배경 삼아 테라스에서 열리는 피아노 연주회도 즐길 수 있다.
미식가들 설레는 설 연휴

평소 대기가 길어 엄두를 못 냈던 서울의 유명 레스토랑도 연휴를 맞아 자리를 노려볼 만하다. 강민구 셰프의 ‘밍글스’는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을 제외하고 문을 연다. 북촌에서 평창동으로 자리를 옮긴 유현수 셰프의 ‘두레유’는 연휴 내내 정상 영업한다. 봉피양 마포·용산·방이점도 휴무일 없이 낮 12시부터 밤 9시까지 손님을 맞는다. 요즘 ‘파스타 맛집’으로 늘 만석인 서울 합정동 카밀로 라자네리아 1, 2호점과 삼성동 페리지는 설 당일과 다음 날인 22일과 23일을 제외하고 영업한다.



북적였던 미술관과 갤러리를 찾아보는 것도 좋다. 텅 빈 서울을 여유롭게 즐길 수 있는 그야말로 힐링의 장소다. 국립중앙박물관과 국립현대미술관은 설날 당일을 제외하고 관람객을 맞이한다. 화제의 전시인 ‘합스부르크 600년, 매혹의 걸작들’과 ‘최우람-작은 방주’ 등의 전시를 다소 여유롭게 즐길 수 있다. 태국 작가 코라크릿 아룬논나차이의 전시를 열고 있는 국제갤러리는 휴일 없이 정상 개관하고, 갤러리현대(박민준 작가 개인전)와 서울시립미술관(키키 스미스)은 정기휴무일인 월요일만 폐관한다.

경복궁 덕수궁 창경궁 창덕궁 등 서울의 4대 궁과 종묘 등은 창덕궁 후원을 제외하고 주말을 포함한 설 연휴 내내 무료로 개방된다. 단 연휴가 끝나는 25일은 서울의 궁궐이 모두 문을 닫는다.

최지희/김보라 기자 mymasak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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