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왕국' 일군 헤이스팅스 퇴진

입력 2023-01-20 16:31   수정 2023-01-21 01:46

25년간 넷플릭스를 세계 최대 스트리밍업체로 키워낸 리드 헤이스팅스 넷플릭스 창업자가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 그는 19일(현지시간) “지금이 승계를 완성할 최적의 시간”이라며 명예 퇴진을 선언했다.

헤이스팅스는 이날 “공동 최고경영자(CEO) 직을 내려놓고 이사회 의장으로 물러난다”고 발표했다. 그는 “넷플릭스 이사회는 수년 동안 승계 계획을 논의해왔다”며 “이제 새로운 경영자가 회사를 이끌어야 할 때”라고 말했다. 헤이스팅스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와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창업자를 좋은 예로 들며 “이사회와 공동 CEO를 잇는 다리 역할을 하겠다”고 했다.

새로운 공동 CEO엔 넷플릭스의 광고 요금제 도입을 주도한 그레그 피터스 최고운영책임자(COO)가 선임됐다. 콘텐츠를 담당해온 테드 서랜도스 공동 CEO와 함께 회사를 이끌 예정이다.

이날 넷플릭스는 지난해 4분기 구독자가 766만 명 순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시장조사업체 스트리트어카운트의 전망치(457만 명 순증)보다 67.6% 많은 수치다. 이로써 지난해 말 기준 전 세계 넷플릭스 구독자는 2억3080만 명으로 늘었다. 넷플릭스는 지난해 1분기 창사 이후 처음으로 구독자 수가 줄었다고 발표해 시장에 충격을 줬다. 1분기 20만 명에 이어 2분기엔 구독자 수 감소폭이 97만 명으로 확대돼 성장 한계에 다다랐다는 우려가 커졌다.

하지만 3분기에 구독자 수 240만 명 순증을 기록해 반등에 성공한 뒤 4분기엔 순증 규모를 더 늘렸다. 지난해 11월 광고를 포함한 낮은 요금제를 도입한 것이 주효했다. 넷플릭스는 “광고 요금제가 구독자의 점진적인 증가를 이끌었다”며 “기존 요금제에서 낮은 요금제로 바꾸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날 넷플릭스의 주가는 장중 3.23% 하락했으나 구독자 증가 소식에 시간외거래에서 7.12% 올라 338.27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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