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을 싸게 판다고 소비자를 속여 수천억원을 챙긴 인터넷 공동구매 사이트 운영자가 2심에서 감형받았다.
2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8-2부(김봉규 장윤선 김예영 부장판사)는 최근 사기, 유사수신행위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된 박모(36)씨에게 징역 9년 6개월을 선고했다.
1심은 박씨에게 징역 15년을 선고했다. 함께 기소돼 1심에서 각각 징역 9년과 7년을 선고받은 공범 2명도 2심에서 징역 5년 6개월, 5년으로 형이 줄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일부 고객에게 물품을 실제로 공급하거나 환급해준 점을 고려하면 소비자 피해액은 공소장에 적힌 편취액보다 적다"며 "피고인들이 거둔 이익도 편취액보다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박씨는 2018년 12월∼2021년 1월 일명 '공구장'으로 불리는 하위 사업자를 내세워 '엣지베베' 등 인터넷 공동구매 사이트 10곳을 실질적으로 운영했다. 그는 제품을 시세보다 10∼50% 싸게 판다고 속여 소비자 2만여명에게 29만차례에 걸쳐 4465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일단 저렴한 가격에 주문을 받은 뒤 나중에 주문한 고객의 돈으로 물건을 사 선주문 고객에게 배송해주는 '돌려막기'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했다. 판매품은 기저귀와 분유 등 육아용품부터 골드바, 상품권, 홍삼 선물 세트, 쌀 등 다양했다.
박씨는 골드바와 상품권에 대해선 "원하는 고객은 공동구매 기간이 지나면 상품 대신 시가 상당액을 돌려주겠다"고 속여 총 1675억원을 모집해 유사수신행위법을 위반한 혐의도 받는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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