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호재를 등에 업고 급등했던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이 수직 낙하하고 있다.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개통을 재료 삼아 뛰었던 경기 수원, 용인, 화성 등 경기 남부권은 월평균 낙찰가율이 반토막 났다. 서울 중심부에 비해 아파트값이 저렴해 갭투자자들이 몰렸던 수도권 3억원 미만 아파트들도 경매 시장에서 유찰이 잇따르고 있다.
25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경기 오산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작년 1월 163.57%에서 지난달 47.49%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경기 이천은 작년 월평균 낙찰가율이 최고 182.0%(작년 3월)에 달했지만 지난달 72.0%로 떨어졌다. 작년 4월 평균 낙찰가율이 152.3%까지 치솟았던 화성은 지난달 83.1%의 저조한 낙찰가율을 나타냈다. 작년 3월 139.8%에 달했던 수원 아파트 낙찰가율도 77.1%로 내려앉았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낙찰가율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특히 용인, 수원, 화성 등 경기 남부권의 하락 반전이 두드러진다. 이들 지역은 GTX 개발 호재 등을 타고 집값이 급등했다가 작년부터 집값이 급락하고 있는 곳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원 집값은 2021년 한 해 동안 18.4%(주간 누적 기준) 상승했으나 작년에는 10.6% 하락했다. 화성 아파트의 매매가격 변동률은 같은 기간 19.6%에서 -13.2%, 용인은 16.1%에서 -7.8%로 하락 전환했다. 오산(30.2%→-12.1%) 여주(9.7%→-2.0%)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 지역은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경매 시장에 물건만 나오면 응찰자들이 달려들었지만 요즘엔 여러 차례 유찰되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 수원 장안구 천천동의 A아파트 전용면적 84㎡는 두 차례 유찰된 끝에 지난달 감정가(7억8800만원)의 60.3%인 4억7500여만원에 매각됐다. 지난해 3월 같은 지역의 B아파트 전용 60㎡가 감정가(2억3900만원)의 179%인 4억2000여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투자심리 급랭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화성 능동 C아파트 전용 75㎡는 작년 9월 처음 경매시장에 나온 뒤 이달 팔릴 때까지 세 차례나 유찰됐다. 이 아파트는 감정가(5억5900만원)의 반값인 2억7000여만원으로 최저 입찰가가 떨어진 뒤에야 3억8000여만원(낙찰가율 67.9%)에 새 주인을 찾았다.
부동산 빅데이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수도권에서 갭투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평택(893건)이었고 시흥(423건), 화성(397건), 안성(369건)이 뒤를 이었다. 파주(289건), 이천(258건), 여주(138건) 등도 갭투자가 성행한 지역이다.
낙찰가율이 수직 낙하한 오산의 경우 감정가 1억원대 아파트들이 나오면 수십 명씩 응찰자가 몰렸지만 요즘엔 감정가와 관계없이 응찰자가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과거와 같은 규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없는 점도 이들 지역의 약세 요인으로 꼽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오산, 안성 등은 한때 3억원 미만 주택이 양도소득세 중과 예외 적용으로 경매 시장에서도 규제 풍선 효과를 누렸다”며 “요즘엔 가격대와 관계없이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관심에서 멀어졌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용인, 화성 등 낙찰가율 반토막
25일 부동산경매 전문업체 지지옥션에 따르면 경기 오산 아파트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율)은 작년 1월 163.57%에서 지난달 47.49%로 3분의 1토막이 났다. 경기 이천은 작년 월평균 낙찰가율이 최고 182.0%(작년 3월)에 달했지만 지난달 72.0%로 떨어졌다. 작년 4월 평균 낙찰가율이 152.3%까지 치솟았던 화성은 지난달 83.1%의 저조한 낙찰가율을 나타냈다. 작년 3월 139.8%에 달했던 수원 아파트 낙찰가율도 77.1%로 내려앉았다.
수도권 대부분 지역의 낙찰가율이 하향 곡선을 그리고 있지만 특히 용인, 수원, 화성 등 경기 남부권의 하락 반전이 두드러진다. 이들 지역은 GTX 개발 호재 등을 타고 집값이 급등했다가 작년부터 집값이 급락하고 있는 곳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수원 집값은 2021년 한 해 동안 18.4%(주간 누적 기준) 상승했으나 작년에는 10.6% 하락했다. 화성 아파트의 매매가격 변동률은 같은 기간 19.6%에서 -13.2%, 용인은 16.1%에서 -7.8%로 하락 전환했다. 오산(30.2%→-12.1%) 여주(9.7%→-2.0%) 등도 마찬가지다.
이들 지역은 작년 상반기까지만 해도 경매 시장에 물건만 나오면 응찰자들이 달려들었지만 요즘엔 여러 차례 유찰되는 게 당연시되고 있다. 수원 장안구 천천동의 A아파트 전용면적 84㎡는 두 차례 유찰된 끝에 지난달 감정가(7억8800만원)의 60.3%인 4억7500여만원에 매각됐다. 지난해 3월 같은 지역의 B아파트 전용 60㎡가 감정가(2억3900만원)의 179%인 4억2000여만원에 팔린 것과 비교하면 투자심리 급랭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화성 능동 C아파트 전용 75㎡는 작년 9월 처음 경매시장에 나온 뒤 이달 팔릴 때까지 세 차례나 유찰됐다. 이 아파트는 감정가(5억5900만원)의 반값인 2억7000여만원으로 최저 입찰가가 떨어진 뒤에야 3억8000여만원(낙찰가율 67.9%)에 새 주인을 찾았다.
“3억원 미만 투자 인기 식어”
수도권 경매시장 한파에는 소액 투자자들의 외면도 한몫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천, 오산, 여주 등 상대적으로 소도시에 속하는 지역은 서울과 서울 인근 지역에 비해 아파트값이 낮아 갭투자자들이 적지 않았다.부동산 빅데이터 정보업체 아실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수도권에서 갭투자가 가장 많은 지역은 평택(893건)이었고 시흥(423건), 화성(397건), 안성(369건)이 뒤를 이었다. 파주(289건), 이천(258건), 여주(138건) 등도 갭투자가 성행한 지역이다.
낙찰가율이 수직 낙하한 오산의 경우 감정가 1억원대 아파트들이 나오면 수십 명씩 응찰자가 몰렸지만 요즘엔 감정가와 관계없이 응찰자가 외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서울 ‘강남3구’와 용산구를 제외한 모든 지역이 규제지역에서 해제되면서 과거와 같은 규제 반사이익을 누릴 수 없는 점도 이들 지역의 약세 요인으로 꼽았다.
이주현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오산, 안성 등은 한때 3억원 미만 주택이 양도소득세 중과 예외 적용으로 경매 시장에서도 규제 풍선 효과를 누렸다”며 “요즘엔 가격대와 관계없이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관심에서 멀어졌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