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성장률 0.4% 감소…2년 반 만에 '역성장'

입력 2023-01-26 08:01   수정 2023-01-26 10:28

지난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2년 반만에 역성장세를 나타냈다. 높은 물가상승세와 금리 인상에 따른 민간소비 감소, 전 세계 경기 위축에 따른 수출 부진 영향을 받았다.

26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2년 4분기 및 연간 실질 국내총생산(속보)'에 따르면 4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은 전기대비 0.4% 줄었다. 이는 코로나19 확산세가 시작된 2020년 2분기(-3%) 이후 2년 반 만에 역성장한 것이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 13일 기자 간담회를 통해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및 반도체 경기 위축, 이태원 사태 등이 겹치면서 작년 4분기 경제 지표가 나쁘게 나왔다"며 "4분기 음(-)의 성장이 나올 가능성이 커졌다"고 예고한 바 있다.

국내 분기별 성장률을 살펴보면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1분기(-1.3%)와 2분기(-3%)에 마이너스를 기록한 이후 9개 분기 연속으로 플러스(+) 성장세를 기록했다. 다만 성장세는 둔화했다. 2020년 3분기 2.3%였던 성장률은 같은해 4분기 1.2%를 기록했고 2021년 1분기 1.7%, 2분기 0.8%, 3분기 0.2%, 4분기 1.3%를 나타냈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은 2.6%를 기록하며 당초 예상치에 부합했다.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정부소비 및 건설, 설비 투자 등이 늘었으나 수출, 민간소비가 감소하면서 4분기 성장률을 끌어내렸다. 민간소비는 재화(가전제품, 의류 및 신발 등) 및 서비스(숙박음식, 오락문화 등) 소비가 줄면서 전기대비 0.4% 줄었다.

수출 및 수입은 2개 분기만에 다시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수출은 반도체,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5.8% 감소했고 수입은 원유, 1차 금속제품 등이 줄면서 4.6% 감소했다.

반면 정부소비는 물건비, 건강보험급여비 지출을 중심으로 3.2% 증가했다. 건설투자는 비주거용 건물건설 등을 중심으로 0.7% 늘었고, 설비투자는 기계류를 중심으로 2.3% 증가했다.

경제활동별로는 서비스업이 증가하였으나 제조업은 감소폭이 확대되는 모습을 나타냈다. 제조업은 컴퓨터·전자 및 광학기기, 화학제품 등을 중심으로 4.1% 감소했고 서비스업은 운수업, 금융 및 보험업 등을 중심으로 0.8% 증가했다. 이밖에 농림어업, 건설업은 각각 1.5%. 1.9% 늘었고 전기가스수도사업은 가스, 증기 및 공기조절 공급업을 중심으로 1% 증가했다.

GDP에 교역조건 변화에 따른 실질 무역손익을 더한 실질 국내총소득(GDI)은 0.1% 늘었다. 전년 대비로는 1.1% 감소했다. 유가 상승 등에 따른 교역조건 악화로 실질GDP 성장률을 하회한 영향을 받았다.

채선희 한경닷컴 기자 csun00@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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