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전국 집값 낙폭이 줄어드는 가운데 화성 동탄신도시가 수도권 하락 일번가로 지목됐다. 집값 상승기 '영끌족(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이 밀어 올린 상승분을 빠르게 반납하는 모양새다.
26일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주간 아파트가격동향에 따르면 1월 넷째 주(23일 기준) 전국 아파트값은 0.42% 하락했다. 지난해 말 0.76%까지 벌어졌던 낙폭이 4주 연속 줄어들고 있다. 서울도 4주 연속 낙폭을 줄이면서 0.31% 내렸고 인천과 경기도 역시 각각 0.44%, 0.59% 하락에 그쳤다. 부동산 시장 경착륙을 막기 위한 정부의 규제 완화 조치에 낙폭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집값 상승기 영끌족이 몰렸던 일부 지역은 규제 완화에도 집값 급락이 계속되고 있다. 경기 화성시 집값이 한 주 만에 1% 떨어졌다. 수도권은 물론 전국에서도 세종시(-1%)와 함께 낙폭 1위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 전국과 경기도 집값은 매주 낙폭을 줄여가고 있지만, 화성시는 △-1.05% △-1.02% △-1.3% △-1% 등 매주 1% 이상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은 "화성시에서 동탄신도시 위주로 하락했다"며 하락 진원지로 지목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화성시 능동 '동탄푸른마을신일해피트리' 전용 59㎡도 지난 18일 3억1000만원(1층)에 거래됐다. 2021년 최고가 5억5000만원(6층)에 비해 약 44% 내린 가격이다. 2020년 4월 3억900(10층)과 견줄 수준으로 하락했다.
반송동 '시범한빛마을한화꿈에그린' 전용 84㎡는 지난 19일 5억4000만원(19층)에 매매됐다. 2021년 기록한 9억2000만원(10층)에 비해 41.4% 내렸고 3년 전인 2020년 1월 5억6000만원(10층)보다도 저렴하다. 인근 '시범한빛마을케이씨씨스위첸' 전용 84㎡도 같은 날 5억원(15층)에 팔렸다. 2021년 최고가 대비 약 30% 하락했고, 그해 있었던 직전 거래에 비해 2억원 내렸다.
지역 중개사들은 집주인과 매수 대기자의 가격 괴리가 커 매수세가 몰리지 않고 있다고 분석했다. 화성시 반송동의 한 개업중개사는 "내년이면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A노선 수서~동탄 구간이 개통되기에 가격을 낮추지 않으려는 집주인이 많다"면서도 "매수 대기자들은 금리 부담을 느끼다 보니 최근 실거래가보다 낮은 가격만 찾는다. 결국 매수자 눈높이에 맞춘 일부 급매물만 거래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도 "일부 매수 문의가 증가했지만, 거래까지 이어지지 못해 매물 적체는 지속되고 있다"며 "연휴 영향에 거래 활동도 감소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안산 단원구(-0.92%), 수원 장안구(-0.92%), 오산시(-0.91%)도 가격 괴리 여파로 큰 낙폭을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한편 전국 주간 아파트 전세가격은 0.75% 하락하며 전주(-0.84%) 대비 낙폭이 축소됐다. 서울은 1.01% 내리며 전주 대비 낙폭이 0.1%포인트 줄었다. 학군 수요 등 이주 문의가 있지만, 고금리 기조가 유지되면서 전셋값이 지속 하락 중이고, 추가 하락에 대한 기대감도 높아 임차인 우위 시장이 유지됐다는 평가다.
인천은 연수구(-1.35%)와 중구(-1.26%), 부평구(-1.18%) 등에서 하락거래가 꾸준히 진행되며 0.93% 떨어졌고 경기는 안산 단원구(-2.3%), 용인 기흥구(-1.91%), 과천시(-1.84%), 화성시(-1.83%) 등에서 매물 적체가 지속되면서 1.08% 내렸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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