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인사 주지 현응 스님의 성추행 의혹을 허위로 제기해 명예를 훼손한 혐의로 기소된 여성이 1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26일 서울중앙지법 형사11단독(심현근 판사)에 따르면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징역 1년 6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120시간의 사회봉사도 포함됐다.
앞서 A씨는 2018년 3월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현응 스님으로부터 성추행당했다'는 내용의 글을 게시했다. 같은 해 5월에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 'PD수첩'에 출연해 비슷한 취지의 인터뷰를 했다.
당시 'PD수첩' 측은 현응 스님의 과거 법인카드 사용 내역 등을 공개하는 등 유흥업소 출입 의혹도 제기했다.
이후 현응 스님은 방송 내용이 거짓이라는 이유로 A씨와 'PD수첩' 제작진을 형사 고소했다. 검찰은 'PD수첩' 제작진은 불기소 처분했으나 A씨의 경우 2020년 1월 재판에 넘겼다.
이와 관련해 재판부는 "A씨가 범행 시점과 장소를 특정하지 못했다"면서 "게시글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법정 진술 역시 게시한 글 내용과 다르다"고 판단했다. A씨의 주장을 사실로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A씨의 허위 사실 적시로 승려 신분인 피해자는 큰 정신적 충격과 심적 괴로움을 겪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현재 현응 스님은 최근 또 다른 성 추문에 연루돼 본인이 속한 종단에 사의를 표한 상태다. 주지 임기는 올해 8월까지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지난 17일 '해인사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성명을 내고 "현응 스님이 모 비구니 여성 스님과 속복 착용으로 여법(법과 이치에 합당함)하지 못한 장소에서 노출되는 문제가 퍼졌다"며 "(스님은) 사직서를 제출한 채 나타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