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모바일 광고 전성시대다. 광고주들은 TV같은 전통 매체 보다 디지털 미디어를 선호한다.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플랫폼의 등장때문이다. 마케터 입장에선 전통 매체와 달리 디지털 미디어가 마케팅 ROI(투자대비효과)를 수월하게 측정할 수 있는 게 장점이다.
이런 상황은 우리나라 매체별 광고비에서 확인된다. 조사기관에 따라 다소 차이가 나긴 하지만 PC와 모바일을 합친 디지털 미디어가 총 광고비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50~60%에 달한다. 방송 광고가 약 25%, 인쇄 광고가 약 10%, 옥외(OOH) 광고가 약 5% 수준이다.
이처럼 광고비 비중에서는 디지털 미디어가 압도적이지만 TV 등 나머지 매체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은 분명한 사실이다. 특히 TV는 소비자들이 TV를 시청하면서 스마트폰, PC, 태블릿PC 등을 함께 사용하는 이른바 ‘n스크린’ 이용 행동이 보편화돼 광고 미디어로서 영향력이 여전하다. 이는 크로스 미디어 광고가 활발하게 이뤄지는 배경이기도 하다.
디지털 미디어에 비해 광고 효과 측정이 어려운 전통 매체들에서는 어떤 광고가 주목받고 있을까. 한국광고총연합회가 운영하는 광고정보센터는 매일 ‘매체별 베스트 광고 톱5’를 홈페이지에 공개한다. 광고정보센터측은 광고물에 대한 조회수 및 추천수를 기준으로 순위를 선정한다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10월1일부터 올해 1월24일까지 총 116일간 광고정보센터의 ‘매체별 베스트 광고 톱5’ 데이터를 수집해 분석했다.
캐스퍼와 티구안은 광고회사와 제작사 정보도 공개됐는데, 캐스퍼는 이노션월드와이드와 스튜디오윌슨, 티구안은 엠허브와 슈퍼마켓크리에이티브였다.
자동차 외에 치킨, 맥주, 교육 등의 브랜드들이 5일 이상 TV 광고 일별 톱5에 들었다. ‘BBQ치킨’(바이널아이, 명프로 프로덕션)은 분석기간인 116일 중 21일간 톱5에 포함됐다. ‘BHC’(한컴, 매터스인류크)는 톱5에 8일간 이름을 올렸다.
맥주 브랜드로는 ‘카스’(온보드그룹, 브라보)와 ‘테라’(타이타늄22, 원더월픽쳐스)가, 교육 브랜드로는 웅진씽크빅의 ‘스마트올중학’, 매스프레소의 ‘콴다과외’(오버맨, 슈퍼마켓크리에이티브), LG유플러스의 ‘아이들나라’ 등이 두각을 나타냈다. 이밖에 ‘맥도날드’(레오버넷, 매스메스에이지)와 ‘겔포스’(HS애드, 스튜디오메카)도 열흘 넘게 일별 톱5에 들었다.
극장에선 구글코리아의 ‘구글플레이’가 지난해 12월부터 총 38일간 톱5에 들었다. ‘대상홀딩스’(21일), ‘CGV’(20일), ‘다이나핏’(14일),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13일), 한국타이어의 ‘아이온’과 ‘벤투스’(12일), ‘11번가’(10일) 등도 극장 단골 브랜드로 나타났다.
인쇄 광고와 OOH에선 정부 부처 및 공공기관이 톱5에 많이 포함됐다. 인쇄 광고의 경우 한국산업단지공단, 서울특별시, 환경부 등이, OOH에선 농림축산식품부, 행정안전부, 보건복지부, 문화체육관광부, 고용노동부 등이 톱5에 들었다.
실제로, TV 광고와 인터넷 배너광고를 연계한 크로스 미디어 광고 캠페인이 광고인게이지먼트, 브랜드인게이지먼트, 구매의도 등에서 높은 효과를 보였다는 등의 연구결과가 잇달아 보고되고 있다.
장경영 선임기자
□ 최현자 서울대 교수
TV를 시청하면서 스마트폰이나 PC로 관련 정보를 검색하거나, SNS를 통해 지인들과 대화하는 경우가 흔하다. 방송통신위원회의 ‘2022년 방송매체 이용행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59.7%가 TV를 보면서 스마트폰을 동시에 이용한다고 답했다.
이를 가리켜 ‘미디어 멀티태스킹(media multitasking)’이라고 한다. 동시에 여러 개의 미디어에 노출되어 참여하는 것이다.
그동안의 연구들에 따르면, 여성이 남성보다, 그리고 나이가 젊을수록 미디어 멀티태스킹이 증가하는 경향이 확인됐다. 미디어 멀티태스킹은 이해나 기억 같은 인지적 능력을 약화시키지만, 광고에 대한 태도나 미디어 이용의 만족도 같은 태도적 효과는 강화시키고, 관련 정보 검색이나 구매 행동도 유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시 말해 미디어 멀티태스킹은 브랜드나 마케터 입장에서 부정적인 측면과 긍정적인 측면이 혼재돼 있다. 브랜드나 마케터가 광고를 통해 전달하려는 메시지를 소비자들이 인지하는데 어느 정도 방해를 하게 되는 점은 부정적이지만, 소비자들이 광고에 대해 덜 비판적인 태도를 갖게 되고, 광고와 관련된 정보를 검색함으로써 구매 행동이 유발되는 점은 긍정적이다.
이런 결과에 근거해 한 연구는 ‘광고 내용과 관련된 정보 검색을 유도할 수 있는 광고 메시지를 제작하는 전략’을 추천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디어 멀티태스킹 환경에서의 광고 효과에 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는데 한 연구에 따르면 광고 효과를 정확하게 파악하려면 미디어 멀티태스킹 환경이 다양한 양상을 보인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 연구는 PC와 스마트폰을 동시에 이용하는 다중 미디어 멀티태스킹, 스마트폰으로 광고를 보면서 다른 콘텐츠를 소비하는 단일 미디어 멀티태스킹, 스마트폰으로 광고를 보면서 종이 자료를 보거나 강의를 듣는 미디어·비미디어 멀티태스킹 등 여러 상황과 각 상황별로 소비자가 청각과 시각을 어떻게 이용하는지를 조합해 실험연구를 진행했다. 이러한 다양한 조합은 실제로 우리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현실적인 상황들이다. 연구결과 소비자의 주의가 적정 수준에서 분산되는 미디어 멀티태스킹 상황에서 광고 효과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디어 멀티태스킹 환경이 광고에 무조건 위협 요인이 아니라, 어떤 조건으로 환경이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기회가 될 수도 있는 것이다. 즉 미디어 멀티태스킹 환경에 대한 이해가 광고 효과를 높이는 전제조건이 될 수 있음을 의미한다.<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border:1px solid #c3c3c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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