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이 건강 해친다" 술병 경고문…이탈리아 분노한 까닭

입력 2023-01-27 16:08   수정 2023-01-27 16:15


주요 와인 수출국인 이탈리아는 아일랜드가 각종 술병에 건강 위험 경고문을 붙이기로 결정에 대해 "용납할 수 없다"며 강력히 반발했다.

프란체스코 롤로브리지다 농업 및 식량주권부 장관은 26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로마 상원에서 열린 대정부 질의 답변에서 "와인이 건강에 유해한 것으로 오명이 붙을만한 어떠한 문구도 용납할 수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롤로브리지다 장관은 "우리는 진실을 다시 밝히고 싶다"며 "아일랜드의 (와인 경고문) 조처는 어떤 과학적 증거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지난 12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따르면 아일랜드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6개월 간 반대 의사를 표시하지 않으면서 주류 경고문 부착 방침을 시행할 수 있게 됐다. 아일랜드는 각종 술병에 알코올 남용으로 인한 간 질환, 암 발병 등의 위험을 경고하는 라벨을 붙일 방침이다. 이 조처가 공식 시행되면 주류 업계는 술병에 건강 경고문을 부착해야 한다.

이에 대해 이탈리아 정부 측은 술병에 건강 위험 경고문을 붙이는 것은 과도한 조처라고 주장했다. 지나친 음주가 문제가 될 뿐, 적당한 음주는 오히려 건강에 이롭다는 판단에서다. 롤로브리지다 장관은 "아일랜드 정부의 경고문 의무화 방침을 저지하기 위해 주요 와인 수출국인 프랑스, 스페인 등과 협력해 맞설 것"이라며 "(아일랜드와의) 합의 도출에 실패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검토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롤로브리지다 장관은 오는 3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농·어업 장관 회의에 참석해 아일랜드 찰리 맥코날로그 농업식품수산부 장관에게 와인 한 병을 선물할 계획이다.

김세린 한경닷컴 기자 celi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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