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승균 대표 "만보 걸으면 100캐시 '국민걷기 앱' 美서도 통하네요"

입력 2023-01-27 17:37   수정 2023-01-27 23:50

“캐시워크의 성공은 보상 구조 덕분입니다. 미국에서 성과를 낸 것도 아마존, 스타벅스 같은 친숙한 브랜드의 상품권을 보상으로 제공했기 때문이죠.”

나승균 넛지헬스케어 대표(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사용자의 소비 패턴을 고려해 캐시워크 고유의 보상 시스템을 마련했다”며 이렇게 말했다. 넛지헬스케어가 운영하는 캐시워크는 ‘1만 보를 걸으면 100캐시(약 70원)를 준다’는 개념을 도입해 국민 만보기 앱으로 자리 잡은 서비스다.

캐시워크 앱의 하루활성이용자(DAU)는 360만 명 수준이다. 매일 360만 명이 캐시워크 앱을 켜고 접속한다는 뜻이다. 서비스를 시작한 2017년 이후 누적 다운로드는 1800만 건에 이른다. 걸으면서 적립한 캐시는 스타벅스, 메가박스, 교촌치킨 등 주요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데 쓸 수 있다.

나 대표는 예방의학을 전공한 의사다. 공중보건의로 일할 때 당뇨, 비만 등 만성질환 환자들을 대상으로 복약과 운동 지도를 하면서 적잖은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그의 환자 중엔 폐를 절제하고도 담배를 끊지 못한 사람이 있었다. 나 대표가 개발자 출신인 박정신 대표와 의기투합해 넛지헬스케어를 창업한 계기가 됐다.

나 대표는 “운동 지도를 수도 없이 했는데 내원하는 환자 중에 이를 잘 지키는 사람은 찾기 힘들었다”며 “진료실에만 머무르기보다는 건강 행태 습관화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만성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는 효율적 보상 시스템을 마련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 국내 최초로 만보기를 휴대폰 잠금화면에 도입한 캐시워크 앱을 내놓게 됐다.

나 대표는 “걷기의 습관화를 돕는 동기 부여 요소를 시각화한 형태로 출발한 것인데 여기에 나름의 재미를 느끼는 사용자가 늘어났다”며 “보상을 얻고 그 보상을 통해 만족감을 느끼고 싶은 심리를 꿰뚫어본 것”이라고 했다. 걸으면서 모은 캐시로 등하교 및 출퇴근길에 쉽게 마주칠 수 있는 곳에서 원하는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 게 주효했다.

캐시워크는 2020년 미국에도 진출했다. 미국은 ‘건강관리 슈퍼 앱’을 꿈꾸는 캐시워크가 꼭 진출해야 하는 나라였다. 운동을 하면 보상해주는 스웨트코인이 미국 시장에서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지만 인기 없는 브랜드의 할인 쿠폰만 지급한다는 사용자 불만이 적지 않았다. 캐시워크는 아마존, 스타벅스, 월마트 등 대중적인 브랜드의 상품권을 보상으로 내걸었다. 미국 캐시워크의 월간활성이용자(MAU)는 20만 명을 넘어섰고, 서비스 시작 2년여 만에 누적 가입자 100만 명을 돌파했다.

미국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지난해 11월에는 캐나다 시장 공략에도 나섰다. 나 대표는 “만성질환 예방에 특화한 기능과 대규모 사용자 등을 기반으로 디지털 헬스케어 시장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겠다”고 말했다.

글=고은이/사진=김범준 기자 kok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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