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형 공제회들이 기업어음(CP) 발행을 준비하고 있다. 지난해 금리인상 등의 여파로 유동성 부족 사태를 경험하면서 단기 자금 조달 수단을 다변화할 필요가 있다고 느낀 것으로 풀이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행정공제회는 지난해 11월 한국신용평가·한국기업평가·나이스신용평가 등 국내 신용평가사들로부터 단기 신용등급 최고등급인 ‘A1’을 부여받았다. 신용평가사의 단기 신용등급을 받는 건 CP 발행의 첫 단계로 해석된다. 등급을 받아둬야 발행에 나설 수 있어서다. 교직원공제회는 아직 신용등급을 받지 않았지만 정관 변경 등 CP 발행을 위한 사전 작업을 검토하고 있다.
그동안 공제회들은 자본시장을 통한 자금 조달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일시적으로 자금 미스매칭이 생겨도 자체 여유자금으로 메울 수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급작스러운 금리 인상으로 유동성 경색이 심해지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은행 대출 문턱이 높아지자 공제회 대여 제도를 이용하는 회원이 늘면서 곳간이 말라가기 시작했다. ‘일부 공제회가 자금이 부족해 약정했던 해외 대체투자 펀드의 캐피털콜(자금 집행 요청)에 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다.
한 공제회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당장 CP를 발행한다기보다는 일시적으로 자금이 필요할 때 조달할 수 있는 수단을 마련해놓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류병화 기자 hwahw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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