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국적 항공사 8곳의 국제선 항공 좌석 공급 규모는 161만9884석이었다.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19년 12월(306만3807석) 대비 52.9% 수준이다. 1년 전인 2021년 12월(28만5368석·9.3%)과 비교하면 여섯 배 가까이 늘어났다. 항공 좌석 공급이 증가했다는 것은 항공편이 늘어났다는 뜻이다. 통상 항공 좌석 공급 규모는 국제선 여객 수요를 가늠하는 선행지표로 활용된다. 장거리 노선을 운항하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각각 48.7%와 42.9%를 차지했다.
인천공항을 오가는 외항사 67곳의 지난달 국제선 공급 규모는 82만3760석이었다.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12월(161만1639석) 대비 51.1% 수준이다. 이는 최근에서야 코로나19 입국 규제가 해제된 중국과 일본 항공사들까지 포함한 수치다. 중국과 일본 항공사를 제외하면 외항사의 국제선 공급 규모는 73%까지 치솟는다. 베트남 항공사인 비엣젯항공과 베트남항공, 미국 델타항공은 코로나19 직전 수준을 넘어섰다. 중동 대표 항공사인 에미레이트항공도 95.3%에 달했다. 유럽 최대 항공사인 독일의 루프트한자도 88.2%로, 코로나19 이전 수준 회복을 앞두고 있다.
항공업계는 국내 방역당국의 방역 해제가 늦어지면서 국적 항공사들의 운항은 지체된 반면 입국 규제 해제가 빨랐던 외국 항공사들은 공격적인 영업을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관광이 핵심 산업인 동남아시아는 상대적으로 입국 규제 해제가 빨랐다. 비엣젯항공과 베트남항공, 필리핀항공 등 동남아 항공사들이 발 빠르게 운항편 수를 늘린 것도 이 때문이다. 루프트한자와 핀에어 등 유럽 항공사들도 환승 노선을 활용해 한국 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국제항공운송협회(IATA)는 올해 여객 수요가 코로나19 직전 해인 2019년의 85.5%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 이에 힘입어 전 세계 항공사들의 올해 순이익이 47억달러로, 2019년 이후 첫 흑자를 낼 것으로 내다봤다.
반면 국적 항공사들의 항공편 회복은 여전히 더디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올 1분기까지 코로나19 직전 대비 평균 50% 돌파도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의 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당초 계획보다 항공편 회복이 더딜 수 있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하계 운항 계획이 시작되는 3월 마지막 주부터 미주, 유럽, 동남아 등 주요 노선별 운항 횟수를 늘려 주당 여객 운항 횟수를 60%대까지 회복할 방침이다. 수요 회복 노선을 중심으로 좌석이 많은 대형 기종을 투입하는 등 공급도 확대하겠다는 계획이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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