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례보금자리론을 집행하는 주택금융공사(HF)는 출시를 나흘 앞둔 지난 26일 특례보금자리론 금리를 예정보다 0.5%포인트 낮췄다. 최근 시중은행의 금리 인하로 은행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더 낮아져 특례보금자리론의 장점이 무색해진 데 따른 조치다.
이에 따라 우대형(주택가격 6억원 이하·부부합산소득 1억원 미만) 금리는 연 4.15∼4.45%, 일반형(주택가격 6억원 초과~9억원 이하, 부부합산소득 1억원 이상)은 연 4.25∼4.55%로 결정됐다. 특례보금자리론의 최대 한도인 5억원을 일반형 40년 만기(연 4.5% 적용)로 빌리면 월 부담해야 하는 원리금은 225만원, 연간으로는 2700만원이다.
특례보금자리론은 소득 수준과 상관없이 9억원 이하 주택에 대해 최대 5억원까지 고정금리로 사용할 수 있다. 새로 주택 매입을 앞두고 있거나 변동금리 주택대출을 고정금리로 갈아타려는 집주인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고강도 대출 규제인 개인별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40%를 적용받지 않아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게 장점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서울 광진구, 동대문구, 중랑구, 성북구, 도봉구, 노원구, 은평구, 강서구, 구로구, 금천구, 관악구 등 12개구의 평균 아파트 값이 9억원을 밑돌고 있다. 다만 KB시세와 매매 가격이 모두 9억원 이하여야 한다. 최근 호가와 실거래가가 급락했더라도 아직 반영 전이라면 대출이 어려울 수 있다.
만기 선택도 고민해야 할 부분이다. 만기가 길수록 매월 부담해야 하는 원리금 상환액을 줄지만 총 대출 이자가 늘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소득이 적고 소비가 몰리는 생애 주기 땐 만기를 길게 하고, 금리 상환 등에 따라 중도상환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소득 제한 없이 대출 한도가 늘어나는 효과가 있어 무주택 실수요자 중심으로 활용도가 높아질 것"이라며 "지난해 하반기 이후 집값이 크게 떨어진 지역에 있는 중저가 아파트 등 급매물이 특례보금자리론을 계기로 소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전히 절대적인 금리 수준이 높고 집값 방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있어 냉각 상태인 주택 시장 분위기 자체를 바꾸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덧붙였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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