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상승기 차주들의 이자 부담을 덜기 위해 정부가 만기연장 등 대출 대환 과정에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규제를 일부 완화하기로 했다. 최근 심화하고 있는 역전세난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전세대출 보증 대상 범위도 확대한다. 금융위원회는 30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신년 업무보고에서 이 같은 내용의 민생경제 지원 방안을 발표했다.
금리가 높아지면 매달 내는 원리금 상환액도 늘어나고, DSR도 증가하게 된다. 만기연장을 하거나 다른 대출로 갈아타려 할 때, 대출 실행 당시보다 DSR이 크게 올라 한도가 줄어드는 등의 어려움을 겪는 차주들이 적지 않다. 금융위는 이에 향후 1년간 한시적으로 시중은행이 시행하는 대환대출에 대해 기존 대출시점의 DSR을 적용하기로 했다. 다만 대출금 증액은 허용되지 않는다.
주담대 상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차주는 원금상환을 최대 3년 유예해 주는 프리워크아웃 제도를 활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 폐업이나 휴업, 비자발적 실업, 자연재해 등으로 재무적 곤란 상황에 처한 가계대출 차주가 이 제도를 이용할 수 있다. 정부는 적용 대상에 주택 가격이 9억원 미만이면서 총부채상환비율(DTI)이 70% 이상인 차주도 포함되도록 올 1분기 안에 관련 규정을 고칠 계획이다.
또한 기존 전세대출 보증 대상에서 제외됐던 부부 합산소득 1억원 초과 1주택자 및 시가 9억원 초과 1주택자에 대해서도 보증을 제공하기로 했다. 다만 갭투자 확대 같은 불안 요소를 방지하기 위해 다주택자나 투기·투기과열지구 내 3억원 초과 아파트 1주택자에 대한 보증제한은 유지한다. 주택금융공사는 보증비율을 90%에서 100%로 늘리고 보증료율은 0.1%포인트 인하해 은행권의 전세대출 고정금리 인하를 유도할 계획이다.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도 강화된다. 신용평점이 하위 20% 이하면서 연소득이 3500만원을 넘지 않는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최대 100만원을 지원하는 긴급 생계비 대출이 도입된다. 최초 50만원 대출 이후 6개월 이상 성실하게 상환할 경우 50만원을 추가로 빌릴 수 있으며, 금리는 연 15.9%다. 과거 연체 이력 등이 있어 햇살론15 등 정책금융상품을 이용할 수 없는 최저신용자(신용점수 하위 10% 이하+연소득 4500만원 이하)를 위한 특례보증 상품 공급 규모도 당초 계획(1400억원)의 두배인 2800억원으로 증액한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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