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4분기 실적 발표를 앞둔 KB 신한 하나 우리 등 4대 금융지주가 지난해 역대 최대인 16조원대 순이익을 거둔 것으로 추정된다.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예대금리차(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확대로 은행 등이 벌어들인 이자이익이 사상 최대인 66조원에 육박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가 ‘역대급’ 순익을 거두면서 주주들이 받는 배당 규모가 얼마나 될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4대 금융지주의 작년 예상 순이익은 신한금융이 4조8858억원으로 가장 많고 KB금융(4조7524억원) 하나(3조7169억원) 우리(3조1458억원) 순이다. 신한금융은 2019년 이후 3년 만에 KB금융을 제치고 1위인 ‘리딩뱅크(1등 금융지주)’를 탈환한 것으로 관측된다.
전년 대비 증감폭은 신한금융과 우리금융이 나란히 21.6%로 가장 높고 KB(7.8%) 하나(5.4%) 순으로 추정된다. 신한금융은 신한은행이 48조원 규모의 서울시금고를 운영하면서 저원가성 예금을 확보했고 여의도 신한투자증권 사옥 매각 이익(4438억원)까지 반영되면서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증권과 보험 계열사가 없는 우리금융도 금리 인상기 실적 개선 효과를 톡톡히 봤다.
4대 금융지주의 지난해 이자이익 전망치는 65조9566억원에 달한다. 2021년(50조6973억원)보다 30.1%나 늘어난 수치다. 2021년에는 전년보다 2.4% 늘어나는 데 그쳤는데 지난해에는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급증했다.
전년과 비슷한 배당성향을 유지할 경우 4대 금융지주의 작년 실적 배당액은 4조2407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된다.
금융지주의 이익이 급증한 만큼 배당 확대 등으로 주주의 이익을 적극적으로 늘려줘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주주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얼라인파트너스 등은 지난 25일 7개 상장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JB·BNK·DGB금융지주)를 상대로 배당 확대를 요구하는 주주제안을 사전 공개하기도 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도 지난달 22일 “주주 환원에 대한 의사결정은 이사회 통제를 받는 경영진의 몫으로 건전성 확보 여력이 있다면, 그 범위 안에서 자율적으로 하는게 맞다”며 금융당국의 개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4대 금융지주도 중장기적으로 배당성향을 30%까지 높이겠다는 방침이다. 신한금융은 자본비율 12% 초과분에 대해 적극적인 주주 환원에 나설 계획이다. KB금융 등 나머지 금융지주들도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등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금융위원회가 ‘특별 대손준비금 적립 요구권’을 도입하는 내용의 은행업감독규정 개정을 추진하는 등 사실상 금융지주들의 배당 압박에 나서고 있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대손준비금은 회계상 배당 재원으로 쓰이는 이익잉여금에 반영돼 배당 여력을 제한한다.
금융권에선 4대 은행이 은행당 3000억~5000억원의 추가 특별 대손준비금 적립이 필요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금융지주사 재무담당 임원은 “최대 실적을 달성한 만큼 작년 배당성향이 전년 수준에 그치더라도 주당 배당금은 증가할 것”이라면서도 “대손준비금 확대를 ‘배당 축소 신호’로 받아들인 투자자가 이탈하는 게 가장 큰 걱정”이라고 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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