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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법무부가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며 분할을 요구한 구글의 광고 사업부가 특정 회사에 매각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9일(현지시간) 구글의 광고사업부를 분사하게 되면 5000억달러 규모의 온라인 광고시장이 큰 폭으로 재편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은 분할될 경우 광고부문의 가치는 수백억달러에 달할 것이며 이를 인수할 여력이 있는 컴캐스트나 마이크로소프트 등과 같은 잠재적 인수자들은 또다른 반독점 규제에 직면할 수 있다고 전했다.
구글 광고부문은 매각되기보다 분할 가능성이 높다고 광고미디어업계는 보고있다. 마케팅기술 업체인 시뮬미디어의 데이브 모건 최고경영자(CEO)는 "분할된 광고 부문이 자체적으로 사업을 실행할 수 있어야 하며 인수되기보다는 다른 광고 관련 업체를 인수할 가능성이 더 크다"고 말했다. 광고 부문이 업계의 소규모 광고기술 회사들을 인수해 한 회사로서 광고사업을 수행할 것으로 내다본 것이다.
미 법무부는 구글의 광고 서버와 광고 거래소를 분할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법무부에 따르면 구글의 광고 서버는 시장 점유율 90%에 이르며 광고 거래소는 50%의 점유율을 확보하고 있다.
앞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며 조나단 칸터 미 법무부 반독점 최고책임자는 "구글은 콘텐츠 제작자가 광고를 판매하고, 광고주가 광고를 구매할 때 쓰는 디지털 광고기술을 오랫동안 독점해왔다"고 강조했다. 구글은 마케터 대상 광고 구매 서비스, 게시자 대상 광고 판매 서비스를 비롯해 광고 거래소까지 운영하고 있다. 수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 소송 결과에 따라 구글은 광고 부분을 매각해야할 수도, 현재처럼 전체 광고 부문을 그대로 유지할 수도 있다.
잠재적 인수자들이 부각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은 상황이다. 동영상 광고 판매시장의 큰 손인 컴캐스트는 구글 광고부분 인수에 관심을 가질 수 있지만 반독점 기관을 설득하는 것을 걱정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광고사업을 강화한 마이크로소프트와 최근 광고 시장 점유율을 높여온 아마존도 인수 후보군에 포함된다. 하지만 테크 전문 주식 리서치업체인 아리트리서치의 리처드 크레이머 창업자는 "빅테크 기업은 법무부의 규제에 사업을 노출하는 것을 가장 싫어한다"며 이같은 가능성을 낮게 봤다.
광고 기술업계에는 인덱스익스체인지, 매그나이트, 오픈엑스테크놀로지 등 중소업체들이 구글의 경쟁자로 꼽힌다. 하지만 이런 중소업체들이 사모펀드와 함께 구글 광고부문을 인수하려해도 자금을 마련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광고업계의 관측이다.
구글의 광고 거래소를 구글의 나머지 부문과 분리하면 사업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구글 광고 부문 임원 출신 아리 파파로 마켓텍처미디어 최고경영자(CEO)는 "구글 광고 서버에서 나오는 수요를 제거하면 수익이 크게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밸리=서기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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