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은 31일 "한국증시 저평가 해소를 위해 파생상품 개장시간을 15분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손 이사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사옥에서 열린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코리아 디스카운트는 20년 묵은 숙제"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번 개편으로 파생상품 개장시간은 오전 9시에서 오전 8시45분으로 15분 앞당겨진다. 해외 주식시장이 대부분 개장 전 파생상품 거래를 시작해 현물시장의 변동성을 완화하는데, 이 효과를 노리겠다는 취지다.
손 이사장은 증시 저평가 해소 노력으로 배당제도도 언급했다. 배당받는 주주가 먼저 결정되고 배당금이 이후 결정되는 이른바 '깜깜이' 배당 관행을 적극 개선하겠다고 했다. 외국인 투자유치도 활성화하겠단 계획이다. 이를 위해 외국인투자자 등록제도를 폐지하고 영문공시를 확대해 외국인의 국내 시장 접근성을 개선하겠단 방침이다. 공시 가이드라인을 구축해 상장기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지원하겠다고도 했다.
손 이사장은 신뢰받는 시장을 위해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에도 적극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1주일 이상 걸렸던 무차입 공매도 혐의 적발 기간을 단 2일로 줄이겠다고 했다. 공모주의 상장일 주가 가격제한 범위를 기존 공모가의 63~260%에서 60~400%로 확장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현재 상장 당일 주가는 '따상(시초가가 공모가의 두 배로 치솟은 뒤 상한가 달성)'을 기록하면 거래가 사실상 중단되는 수순을 맞는다. 이는 가격발견 기능을 해친다는 지적이 있었다. 퇴출기업의 심사와 관련해선 기업 회생 가능성과 투자자 보호간 균형감 있는 심사 절차를 마련하겠다고 했다.
개인투자자의 활발한 투자를 위해 저유동성 종목의 거래 기회를 확대하도록 하겠단 방침이다. 파생상품시장의 자체 야간시장 도입도 추진한다고 했다.
이날 손 이사장은 대체거래소(ATS) 설립 관련 거래소의 경쟁력 강화 방안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손 이사장은 "ATS가 동반자"라면서도 "거래소의 경쟁 상대란 사실도 분명하다"고 말했다. ATS와의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 매매제도와 인프라 경쟁력을 강화하는 등 빈틈없는 시장관리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증권시장 화두로는 디지털 증권을 꼽았다. 거래소는 변화하는 시장 흐름에 대응해 최근 디지털 사업부를 신설하는 등 조직개편을 마쳤다. 손 이사장은 디지털 증권시장의 상장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블록체인 기술이 결합된 혁신 플랫폼도 내놓겠다고 했다. 다양한 증권상품도 출시하겠단 계획이다.
이날 손 이사장은 자본시장의 도약을 위한 거래소의 핵심 미션으로 △프리미엄 시장 △역동적인 시장 △신뢰받는 시장 △효율적인 시장 4가지를 제시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