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방져 보이지만 용기 낸 이유는"…최민정, 입 열었다

입력 2023-01-31 14:40   수정 2023-01-31 14:42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선수인 최민정이 소속 팀인 성남시청 코치를 "공정하게 선발해달라"며 호소문을 발표한 이유를 밝혔다. 시합을 뛰는 건 결국 선수들인 만큼, 선수들이 원하는 감독과 함께할 수 있게 해달라는 취지다.

최민정은 3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인스타그램에 "저를 비롯한 성남시청 소속 선수들이 코치 선임 발표 직전 지난 9일 성남시에 제출한 입장문을 소셜미디어에 올리게 돼 우선 쇼트트랙을 응원해 주시는 팬분들께 송구하다는 말씀 올린다"고 운을 뗐다.

최민정은 "사실상 소속팀 쇼트트랙 전담 코치가 부재한 상황에서 오랫동안 훈련해왔다"며 "저와 성남시청 쇼트트랙 선수들이 생각하는 지도자의 덕목은 입장문에서 밝힌 것과 같이 지도자 경력이 우수하고 역량이 뛰어나며 선수들과 잘 소통할 수 있는 분이고, 그런 지도자가 함께해주길 간절히 바라고 있다"고 했다.

그는 "선수가 어떠한 지도자를 원한다는 입장문을 낸다는 건 너무도 조심스럽고 건방져 보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냈던 이유는 최근 성남시청 코치 선임을 둘러싸고 나오는 기사와 얘기들로 인해 지도자의 가장 중요한 존재 이유, 덕목들은 뒷전에 있고 사회적인 이슈들이 주를 이뤄 선수들이 안타까운 마음을 가졌기 때문"이라며 "선수들이 원하는 건 훈련과 경기에 최선을 다할 수 있는 상황이 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올림픽이 될지도 모르는 2026년 밀라노 올림픽에서 전과 달리 후회없이 보여드리고 싶다"며 "시합을 뛰는 건 결국 선수들이다. 선수들이 원하는 감독님과 함께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덧붙였다.


앞서 최민정은 이날 오전 인스타그램에 성남시청 쇼트트랙 선수 6명 명의의 '코치 채용에 대한 선수 입장'이라는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는 빅토르 안(한국명 안현수, 러시아 귀화)과 김선태 전 중국대표팀 감독이 성남시청 코치 선발에서 탈락한 직후에 나와 특히 주목됐다.

최민정 등은 입장문에서 "저희는 이번 코치 선발 과정이 외부의 영향력에 의한 선발이 아닌, 무엇보다 공정하고 투명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성남시청 빙상부는 전·현직 대표팀 선수들을 가장 많이 확보한 팀으로 이렇게 훌륭한 팀을 이끌기 위해서 지도자 중 코치, 감독 경력이 가장 우수하고 역량이 뛰어나며 소통이 가능한 코치님이 오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관계자분들께서 도와주셨으면 하는 간절한 마음"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성남시청 빙상단은 이날 결국 지도자 채용을 보류하기로 했다. 성남시는 이날 시 홈페이지를 통해 직장운동부 단원 공개 채용 최종합격자를 공고했다. 이 가운데 빙상 코치직은 '합격자 없음'으로 발표했다. 시 관계자는 "경력, 수상 실적, 리더십, 신뢰성 등 여러 요소를 종합 심사했지만 적임자를 찾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시는 조만간 빙상팀 코치 공모를 다시 진행할 방침이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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