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당권 주자인 김기현 의원이 배구선수 김연경·가수 남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하며 이들의 지지를 받은 것처럼 보이는 글을 올렸다가 당사자들의 부인으로 논란이 된 가운데, 또 다른 당권 주자인 윤상현 의원이 남진과의 인증샷을 공개하며 김 의원을 비판했다.
윤 의원은 지난달 31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남진과의 술자리 사진을 올리며 "이 사진이 제가 진짜 좋아하는 남진 형님과 찍은 사진"이라고 적었다.
그는 "김 의원이 일방적으로 페이스북에 남진과 함께 찍은 사진을 공개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 선거에 나선 본인을 응원한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었다고 했다"며 "남진은 김기현 지지자라는 오해로 인해 고향 사람들로부터 항의 전화를 많이 받았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아무리 지지율이 급하다지만 이런 식의 구태의연한 홍보는 오히려 당의 위신까지 떨어뜨리고, 향후 총선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가 있다. 과연 총선 승리를 위한 당 대표의 자격이 있는지 의심스러울 따름"이라고 지적했다.
윤 의원은 자기가 공개한 사진에 대해 "이런 모습이야말로 소통과 공감이 있는 것"이라면서 "남진 형님께 김기현 후보가 사과하게끔 해드리겠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앞서 김 의원은 지난달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연경·남진과 찍은 사진을 올리며 "오랜만에 반가운 얼굴들과 함께 편안한 저녁을 보냈다"며 "당 대표 선거에 나선 저를 응원하겠다며 귀한 시간을 내주고 꽃다발까지 준비해준 김연경 선수와 남진 선생님께 진심으로 감사 말씀드린다"는 글을 남겼다.
이에 남진 측 관계자는 지난달 31일 한경닷컴에 "지인이 배구선수 김연경과 동향이니까 같이 식사하자고 만든 자리였다. 그 자리에 김기현 의원은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나오려니 그분이 오더라. 김 의원과는 어떠한 관계도 없는, 그 자리에서 처음 본 사이였다"고 말했다.
이어 "팬이라고 해서 사진을 찍은 거다. 꽃다발도 그쪽에서 준비해서 가져온 것"이라면서 "대중가수인데 특정인을 지지할 수 있겠느냐. 팬이라고 해서 사진을 찍어준 게 전부"라며 정치색 논란이 불거진 데 당혹스러움을 표했다.
김연경 측 역시 남진과 같은 입장이라고 밝혔다.
논란이 거세지자 김 의원은 이날 오후 국회 헌정회 행사 후 기자들과 만나 "지인의 초청을 받아서 그 자리에 갔고, 남진·김연경 두 분이 있었다. 꽃다발을 줘서 받았고 그 자리에서 사진을 찍었던 게 전부”라고 해명했다.
남진이 자신을 모른다고 한 것에 대해선 "그 자리에서 만났으니 모르는 건 아닐 것"이라고 답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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