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인들이 세금과 물가 부담이 큰 뉴욕 대도시를 떠나 남부 선벨트 지역으로 이동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선벨트는 비교적 세금 부담이 적은 데다 날씨도 따뜻해 '살기 좋은 동네'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분석이다.
블룸버그통신은 미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 자료를 인용해 지난해 많은 미국인들이 세율이 높은 캘리포니아주 등을 떠나 세율이 낮은 플로리다주 등 선벨트 지역으로 이사했다고 1일 보도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캘리포니아주에서 순유출된 인구 수는 34만3230명으로 집계됐다. 뉴욕주(-29만9557명), 일리노이주(-14만1656명), 뉴저지주(-6만4231명) 등이 뒤를 이었다.
반면 플로리다주에선 같은 기간 31만8855명이 순유입된 것으로 조사됐다. 텍사스주 순유입 인구는 23만961명에 달했다. 이어 노스캐롤라이나주(9만9796명), 사우스캐롤라이나주(8만4030명), 테네시주(8만1646명) 등 순이었다.
미국인들의 '남부 러시'는 코로나19 사태 이후 본격화했다. 인구 밀도가 높은 대도시 대신 쾌적한 주거 환경이 갖춰진 남부 지역이 급부상했다. 이들 지역의 일자리가 상대적으로 풍부한 점도 거주지로서의 매력을 높였다는 분석이다. NAR은 "인구 순유입률이 높은 상위 10개 지역은 코로나19 사태 때 사라진 일자리 대부분을 회복했을 뿐 아니라 2020년 3월에 비해 5%가량 일자리가 더 많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통적으로 보수 색채가 짙은 남부 지역은 공화당 소속 주지사가 많다는 특징이 있다. 우파 성향의 싱크탱크인 미국기업연구소(AEI)는 "미국인들과 미국 기업들이 민주당 주지사가 있고 세금이 부담이 크며 기업에 친화적이지 않은 동네에서 공화당 주지사가 있고 세금 부담이 적은 친기업 성향의 지역으로 이동하는 패턴이 보인다"고 분석했다.
허세민 기자 semi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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