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진표 국회의장이 내년 4월 총선에서 국회의원 전체 의석수를 현재의 300석에서 30~50석가량 늘리자고 제안했다. 대신 전체 인건비를 동결해 국민의 불만은 최소화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의장은 1일 CBS라디오에 나와 “우리나라는 세계 어느 나라보다 의원 수가 굉장히 부족하다”며 “선거제도 개편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의원에게 지급하는 인건비 예산을 동결하는 것을 전제로 (의원 수를) 한 30~50명 늘리는 안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는 현재 국회의원 인원 조정을 포함한 공직선거법 개정안을 논의하고 있다.
여기에는 지난달 김 의장과 윤석열 대통령 등이 제안한 중대선거구제 개편 등을 위한 포석이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의석수를 유지한 채 중대선거구제로 전환하면 각 당의 지역구 의석수가 줄어들어 현역 의원이 개편안에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김 의장은 또 선거법 개정 및 선거구 획정 작업을 총선을 1년 앞둔 올 4월까지 처리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선거 한 달 전까지 선거법을 고치는 경우도 있었는데, 이는 현역 의원들에게 엄청난 특혜”라며 “새롭게 도전하는 신인들은 자신들이 어디에 출마하는지, 어떤 룰로 싸울지도 모르는 상태로 두고 현역 의원들이 자기들끼리 협의해 법을 고친다”고 지적했다.
지난 21대 총선에서는 선거구 획정 절차가 총선을 한 달 앞둔 2020년 3월에야 마무리됐다. 이 과정에서 선거를 코앞에 두고 지역별 의석수가 대거 조정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전범진 기자 forwar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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