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광역시가 미래형 복합쇼핑몰 건립 사업을 발판 삼아 호남 지역 첫 ‘5성급 호텔’ 유치에 성공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광주시는 호남을 대표하는 광역시임에도 특급 호텔이 없어 도시의 위상을 높일 수 있는 정상급 국제행사를 치르지 못했다.
1일 광주시 등에 따르면 시는 옛 전방·일신방직 공장 부지에 조성할 계획인 ‘챔피언스시티’(가칭)에 최고급 특급 호텔을 건립하기로 하고 사업 제안자 측과 논의에 들어갔다.
챔피언스시티는 현대백화점그룹의 ‘더현대 광주’ 입점을 필두로 역사문화공원과 야구의 거리 등을 조성하는 복합쇼핑몰 건립 사업이다. 챔피언스시티 개발에 나선 휴먼스홀딩스피에프브이는 국내외 다양한 호텔 체인과 접촉해 특급 호텔 건립을 놓고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광주시는 그동안 특급 호텔의 필요성을 절감하면서도 유치에 잇달아 실패했다. 현재 국제 행사를 치를 만한 호텔이라고는 4성급 호텔 세 곳으로, 객실은 420여 개에 불과하다.
광주시는 개최가 유력했던 ‘2019 한·아세안 특별정상회의’를 정부 사전 실사 과정에서 특급 호텔 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부산에 빼앗긴 경험이 있다. 2019년 세계수영선수권대회를 치르면서도 특급 호텔이 없어 손님맞이에 애를 먹었다. 2015년과 2017년 광주신세계가 특급 호텔 건립을 포함해 복합쇼핑 시설을 짓겠다고 나섰지만, 시민단체 등의 반대를 이유로 시가 계획을 철회한 뒤 국가 정상 등이 참여하는 국제행사는 여전히 ‘언감생심’이다.
특급 호텔을 유치하려는 광주시의 절실함과 국내 ‘호캉스’ 바람을 타고, 호남 첫 5성급 호텔의 ‘간판’에도 지역민의 시선이 모인다. 업계에선 하얏트 호텔&리조트가 광주 건립을 두고 업무협상에 들어갔다는 소문이 흘러나왔지만, 아직 정해진 브랜드는 없다는 게 사업자 측의 설명이다.
호텔업계는 더현대 광주가 챔피언스시티에 입점하는 만큼 롯데와 신세계 등 다른 유통 대기업 계열의 호텔 체인 유치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이들을 제외하면 하얏트, 쉐라톤, 힐튼 등의 브랜드가 광주에 올 것이란 전망이다. 수도권을 제외하면 수익성이 낮은 특급 호텔의 영업 상황을 감안해 광주시가 선제적으로 보상책 등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지역 관광업계 관계자는 “특급 호텔 운영은 수익성과 서비스 유지 측면에서 대기업도 버거워 할 만큼 어렵다”며 “광주에 특급 호텔을 지으려면 시가 투자자에게만 유치 업무를 맡길 것이 아니라 마이스(MICE)산업 확대 등 일종의 지원책이 꼭 필요하다”고 했다.
한편 광주시는 옛 전방·일신방직 부지를 ‘광주 랜드마크’로 탈바꿈시키기 위해 오는 3월 15일까지 국내외 전문가를 대상으로 마스터플랜 국제지명초청 설계 공모에 들어갔다.
광주=임동률 기자 exi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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