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동남부 브리티시컬럼비아(BC)주가 헤로인 등 제한된 양의 마약 소지를 합법화한 가운데 마약 중독자들이 거리낌 없이 거리를 활보하고 있다고 영국 데일리 텔레그래프와 더타임스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스트 해스팅스 거리의 뒷골목에서는 마약을 투약하거나 흡입하는 남성과 여성을 흔히 볼 수 있다고 텔레그래프는 전했다.
현지 매체들은 이 거리를 '지옥'이라고 표현하지만, 순찰하는 경찰은 무심한 듯 지나치거나 마약 과다 복용 등 유사시 도움을 청할 시설이나 기관 정보가 적힌 카드를 나눠주고 있다고 더타임스는 보도했다.
BC주는 캐나다에서 가장 자유로운 정치색을 띠는 곳 중 하나로, 지난해 헤로인 소지와 복용을 허용하는 급진적인 정책을 채택해 이날부터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성인의 경우 헤로인이나 펜타닐, 코카인, 메탐페타민 또는 엑스터시와 같은 마약류를 2.5g까지 소지할 수 있게 됐다.
캐럴라인 베넷 캐나다 보건부 장관은 "마약 정책의 근본적 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말했고, 셰일라 맬컬름슨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의 마약 담당 장관은 "약물 복용은 공중 보건의 문제로 범죄는 아니다"라고 밝혔다.
또 크리스 클라크 경사는 "경찰의 새로운 역할은 소량의 마약을 소지한 사람들을 처벌하는 대신 이들이 스스로 건강을 돌볼 수 있도록 유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BC주의 소량의 마약 소지 합법화 조치는 초·중·고교 등 학교 구역과 아동 보호 시설, 공항과 기내, 연안 선박에는 적용되지 않으며, 2026년 1월31일까지 3년간 한시적으로 시행된다.
한편,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다른 주요 도시들도 BC주의 새 마약정책과 비슷한 정책을 도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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