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일부 극단적 사례를 희화화해 젊은 세대와 사회 초년생 청년들을 매도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양쪽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주된 시청자 층인 20대 Z세대와 30대 초중반 후기 밀레니얼 세대조차 절반 정도는 이에 ‘통쾌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사실 지난 몇 년간 거의 모든 조직은 ‘MZ세대 눈치 보기’가 아니냐고 할 정도로 그 세대를 연구하고 이해하고자 애써왔다. ‘MZ오피스’ 열풍은 그에 대한 일종의 역풍일 수 있다.
일단 지금까지는 꽤 공감 가는 내용이 많고, 과장돼 보이지만 말 그대로 코미디로 웃으며 즐겁게 볼 내용이 많은 것은 사실이다. 세대 연구자로서 글이나 말로 다 풀어내지 못했던 Z세대의 특징과 행동 패턴을 보여주니 새삼 예능인, 희극인들의 능력에 감탄하기도 한다.
이 프로그램이 크게 성공한 만큼 앞으로 걱정되는 부분도 없지 않다. 특정 세대의 특징을 잡아내 풍자하고 공감을 얻어내며 웃음을 자아내는 것은 오래된 코미디 소재 중 하나다.
다만 모든 것이 ‘밈(meme)’화돼 끊임없이 소셜미디어와 커뮤니티에서 재생산되는 시대에는 그러한 밈 자체가 다시 사람들의 편견을 강화하고 문제가 아닌 것을 문제로 인식하게 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유머’라고 포장하는 순간, 심지어 혐오 발언을 구사하는 사람도 ‘죄책감’에서 벗어나게 되고, 특정 집단(주로 소수자)에 대한 혐오는 그렇게 쉽게 다른 집단에 대한 혐오로 넘어갈 수 있게 된다. 밈이라는 미명하에 말이다.
아직까지는 풍자지만, 풍자가 조롱이 되고, 조롱이 혐오가 되는 것도 순식간이다. 해당 콘텐츠를 만드는 이나 소비하는 사람이나 모두 조심해야 할 부분이다. 본래 풍자란 ‘권력’이나 ‘기득권’을 가진 자들을 대상으로 이뤄졌다는 걸 기억하자.
‘MZ오피스’를 보면 이미 선배가 돼버린 밀레니얼 세대조차 당황하게 만드는 Z세대가 등장한다. 그러나 시트콤은 시트콤일 뿐이다. 정말로 이들 세대의 행동방식과 사고방식을 ‘문제’로 여기기 시작하면 기성 조직들은 노동시장으로 대거 진입하기 시작한 Z세대와의 필연적 충돌을 해결할 수 없다. 그들의 성장 배경을 이해하고 ‘특성’으로서 받아들여야만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을 예측하고 이후 조직 내에 갈등이나 충돌이 나타나도 이를 풀어나갈 수 있다.
물론 Z세대는 나름의 독특함이 있고 기성세대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많다. 그럼에도 그들은 점점 조직으로 밀려들고 있고 더 중요한 일을 하게 될 것이다. 함께 일할 동료를 ‘해결해야 할 문제’로 인식하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결국은 함께 목표를 완수하고 함께 성과를 내야 할 사람들일 뿐이다.
고승연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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