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골목에 누워있던 50대 남성이 차에 치여 사망한 가운데 사고 전 현장에 간 경찰이 누워있는 행인을 놔둔 채 철수한 것으로 드러나 부실 대응 논란이 일고 있다.
31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9일 오후 8시45분께 동대문구 휘경동 한 골목에서 50대 남성 A씨가 지나가던 승합차에 치여 숨졌다. 당시 A씨는 만취한 상태였다.
경찰관 2명은 사고 발생 45분 전 '길에 사람이 누워있다'는 시민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지만, 얼마 후 A씨를 길에 그대로 남겨둔 채 맞은편에 세워둔 순찰차로 돌아왔고 사고 발생 순간까지 차 안에서 대기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를 깨우려고 했지만 도움이 필요 없다고 완강하게 거부해 주변에서 지켜보려고 한 것 같다"면서 "당시 출동 경찰의 조치가 미흡했던 것은 맞다"고 인정했다.
경찰은 사망 사고를 낸 60대 승합차 운전자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상 업무상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했고,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들은 감찰 조사한 뒤 입건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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