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물가 상승률 0.7%p 급락…근원 물가 상승률은 '제자리'

입력 2023-02-01 20:59   수정 2023-02-26 00:02


지난달 EU 지역의 물가상승률이 한 달 만에 0.7%포인트(p)나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에너지와 식품 물가를 제외한 근원 물가 상승률이 전월과 동일해 유럽중앙은행(ECB)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일(현지시간) EU 통계국인 유로스타트에 따르면 EU 지역의 지난달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5%를 기록했다. 전월 상승률인 9.2%보다 0.7%p 줄었다. 로이터통신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 추정치(9%)와 비교하면 0.5%p 낮다. 이 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0월 10.6%를 기록한 뒤 하향세다.

하지만 인플레이션의 주요 척도로 꼽히는 연간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2%로 전월과 같았다.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계절에 따른 가격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부문 가격은 제외하고 계산한다. 에너지 부문 물가 상승률은 17.2%를 기록해 전월(25.5%)보다 8.3%포인트 줄었다. 지난해 10월 최고치(41.5%)와 비교하면 절반 이상 내려갔다. 식품 물가 상승률은 14%를 기록해 전월(13.8%)보다 높았다. 1997년 이후 최고치다.

물가 상승률이 예상보다 낮게 나왔지만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내려가지 않으면서 ECB가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할 것이란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ECB는 지난 12월 기준금리를 0.5%p 올린 2.50%로 잡았다. 오는 2일에도 금리 인상 여부를 결정하는 데 시장에선 50bp(1bp=0.01%포인트) 인상 기조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경제매체 CNBC에 따르면 캐피털이코노믹스의 잭 앨런-레이놀즈 수석 유럽 이코노미스트는 “근원 물가 상승률이 5.2%를 유지했기 때문에 ECB는 매파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프랑스 투자은행인 BNP파리바의 폴 홀링스워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도 “ECB가 금리 인상 속도를 늦출 것을 진지하게 고려하려면 물가 압력이 둔화되고 있다는 더 많은 증거를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짚었다.

다른 주요 국가도 금리 인상 결정을 앞두고 있다. 1일 오후 2시(현지시간 기준) 미국 중앙은행(Fed)은 기준금리 논의 결과를 발표한다. 25bp 인상안이 유력하다. 영국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은 2일 기준금리 인상 여부를 발표한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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