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디즈니'가 찜한 스튜디오미르…'따상' 성공할까 [윤현주의 主食이 주식]

입력 2023-02-07 07:00   수정 2023-02-07 07:17


1~2월 공모주 훈풍이 불고 있다.

공모가 대비 수십 프로의 상승률을 자랑하는 종목도 많고 ‘따상(공모가의 2배 상승 후 상한가 마감)’ 종목도 2개나 된다. ‘따상’ 종목은 지난달 27일 상장한 반도체 유통업체 미래반도체와 지난달 30일 상장한 인공지능·데이터 전문 기업 오브젠이다.

개인투자자들의 눈은 7일 상장하는 스튜디오미르에 쏠리고 있다. 이 기업은 2010년 10월 28일 설립된 애니메이션 제작업체로 최근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외모지상주의’를 만들었다. 주요 작품은 첫 방영 당시 450만명 시청자를 기록한 ‘코라의 전설’과 넷플릭스 콘텐츠 종합순위 6위를 한 ‘도타:용의 피’, 72개국 톱10에 진입한 ‘위쳐:늑대의 악몽’을 총괄 제작했다.

애니메이션 제작은 스토리 기획, 원화 및 동화 제작, 편집 및 녹음 과정을 거치는데 총괄 제작은 이 모든 과정에 참여하는 것을 말한다. 일반 제작에만 집중하는 것과 달리 수주 단가도 높고 장편 작품 수주에도 유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기업 내용이 알려지자 스튜디오미르는 지난달 26~27일 실시한 일반 투자자 공모주 청약에서 최종 경쟁률 1592대 1을 기록했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이었으며 청약 증거금은 3조8827억원이 몰렸다. 당시 공모가 희망밴드는 1만5300원~1만9500원이었는데 참가 기관 대다수가 희망가 상단 이상의 가격을 써내 공모가 1만9500원에 확정됐다.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 경쟁률은 1701대 1로 흥행했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1004억원이다.

스튜디오미르는 2011년 미국 애니메이션 케이블 채널 니켈로디언을 시작으로 소니픽쳐스·드림웍스, 2019년엔 넷플릭스와 장기 공급계약, 2022년엔 월트디즈니의 루카스필름 및 마블스튜디오 등 글로벌 메이저 콘텐츠 공급사와 계약을 체결했다.


흥국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글로벌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업체들이 애니메이션 콘텐츠 투자를 확대하고 있지만 기획-제작-후반 제작 전 단계를 아우르는 총괄 제작이 가능한 제작사는 부족한 상태”라며 “기술력이 있는 스튜디오미르의 협상력이 강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독립리서치 밸류파인더는 “2012년 매출 34억원에서 2020년 170억원으로 연평균 22.1% 고속성장하고 있다”며 “올해 매출은 273억원, 영업이익은 54억원을 기록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6일 스튜디오미르 관계자는 “공모자금과 회사의 핵심 역량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투자자들에게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이를 통해 주주들에게 긍정적인 결과를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총괄제작이 가능한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구축했고, 감독 수는 지난해 3분기 기준 19명으로 국내 최다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공모 후 주주구성은 유재명 대표이사가 최대주주로 지분 66.68%(2년간 보호예수)를 갖고 있으며, 기관투자자 6.16%, 우리사주조합 1.94%, 상장주선인 의무인수분이 0.58%다. 시장에 유통되는 물량은 약 25%다. 스튜디오미르의 주식 수는 515만 550주이다. 회사 측은 공모자금을 중소형 제작사 지분투자에 활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K콘텐츠가 글로벌 시장에서 성과를 보이고 있는데, 애니메이션 전문기업까지 상장한다는 점이 시장의 다양성을 더해 고무적이다”며 “똘똘한 소형주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을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콘텐츠株는 작품 흥행성을 쉽게 예측할 수 없기에, 스튜디오미르만의 ‘킬러 콘텐츠’가 많아질 때 미래 성장 가능성이 더 돋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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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현주 기자 hyunj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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