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적 비명계로 꼽히는 조응천 의원은 2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장외투쟁은) 국민들이 보기에 민주당이 똘똘 뭉쳐 방탄하기 위한 것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표가) 검찰 출석에 혼자 가겠다고 당부했는데, 장외투쟁에 지역별 인원을 할당하고 체크하는 건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조 의원은 김건희 여사 특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탄핵을 동시에 추진하는 것이 부적절하다고도 꼬집었다. 조 의원은 “이 대표에 대한 수사가 정점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특검과 탄핵을 추진한다면 맞불로 보일 것”이라며 “적어도 (이 대표에 대한) 체포동의안 국면이 지난 다음에 하는 게 맞다”고 했다.
박용진 의원도 전날 광주방송(KBC) 라디오에서 장외집회에 대해 “민심을 산수, 즉 집회 때 머리 숫자로 확인하려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며 반대 의사를 나타냈다. 한 친문계 의원은 “물가 폭등으로 경제 상황이 안 좋은데 ‘검찰 독재’ 같은 정치적 구호를 외치는 것이 일반 국민에게 얼마나 와닿을지 의문”이라며 “집회를 하더라도 세련되게 과정을 만들어가야 하는데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지도부와 친명계 일각에서도 조심스러운 분위기가 읽힌다. 친명계 좌장격인 정성호 의원은 전날 YTN 라디오에서 “장외투쟁을 한번 시작하면 계속하게 되는데, 그런 식으론 국민 마음을 얻기 어렵다”며 “지속적인 장외투쟁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고민정 최고위원도 전날 SBS 라디오에서 “민주당은 원내에서 싸워야 한다”며 “(매주 장외투쟁을 하는) 방향에 대해선 반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 대표의 2차 검찰 소환 이후인 지난달 29일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장외투쟁 방침을 정했다. 4일 서울 숭례문 인근 광장에서 여는 장외집회를 위해 전국 지역조직에 공문을 보내고 동원 인원까지 할당했다. 이 대표도 직접 SNS에 규탄대회 포스터를 올리며 지지층에 참여를 독려했다.
그러나 조직 동원 방식을 두고 계속 말이 나오고 있다. 이날 일부 지역위원회 등에서는 “당일 현장에서 위원회별 선출직 공직자에 대한 ‘출석 체크’를 하겠다”고 통보해 논란이 일었다. 출석 여부를 “중앙당 보고 및 선출직 평가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설지연/전범진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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