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최악의 실적 부진을 겪은 SK하이닉스의 올해 실적 및 주가 전망에 대해 증권가는 2일 적자폭 확대가 불가피하다면서도 올해 상반기 중 메모리 반도체 산업의 바닥 확인이 전망된다고 입을 모았다. 이는 추가적인 주가 하방리스크를 제한하는 요인으로 목표주가와 투자의견 '매수'를 유지했다.
전날 SK하이닉스는 지난해 4분기 매출 7조7000억원, 영업적자 1조70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37.8%, 영업이익은 적자전환했다. 분기 기준 10년 만의 적자전환이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시장기대치를 각각 5%, 42% 밑돌았다. 회사 측은 전날 "설비투자는 전년대비 50% 이상 감축한다"는 기존 입장을 유지한다고 밝혔다.
증권가는 올해도 하이닉스가 적자를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봤다. D램·낸드의 출하량이 감소하고, 가격 역시 하락해 전년보다 오히려 적자폭이 확대될 것이란 전망이다. KB증권은 올해 SK하이닉스가 매출 24조9000억원, 영업적자 8조7000억원을 거둘 것으로 봤다. 매출은 전년 대비 44% 감소, 영업이익은 역시 적자전환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올해 1~2분기 저점을 다지면서 적자폭이 확대되다가 3분기부터는 실적 개선이 본격화될 것이란 게 증권가 전망이다. 회사 측도 전날 "메모리 고유의 속성을 감안하면 올해 하반기부터 2024년까지 탄력적 회복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의 실적 발표 후 보고서를 낸 증권사 대부분이 SK하이닉스의 목표주가와 투자의견(매수)을 유지한 이유다. 대신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0만원에서 12만원으로 높여 잡았다.
위민복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에도 가격 하락은 지속되겠으나, 가격 하락폭 완화로 재고평가손실 규모가 감소해 1분기가 실적의 저점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부터는 제품 가격 상승으로 실적 개선과 함께 재고자산 평가손실 환입 발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글로벌 경기 침체로 메모리 수요 감소로 SK하이닉스의 단기 실적 부진은 불가피하다"면서도 "SK하이닉스가 올해 투자 규모를 50% 이상 감축하고, 제품 믹스 및 장비 재배치 과정에서 자연적으로 생산량도 줄어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급 감소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낮아진 메모리 가격이 출하 증가를 유발하는 올해 3분기 이후 메모리 업황 반등이 기대된다"며 "주가는 항상 업황을 선행한다. 매수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의 적자는 올해 1분기~2분기 극대화됐다가 하반기부터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하반기에는 고객사들의 재고가 축소되고 실질 수요가 회복되며 D램 가격이 상승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향후 주가 흐름은 수요 업사이드 포착에 의해 좌우될 것으로 판단한다"며 "공급에 대한 우려가 제한적인 가운데, 수요 증가 시그널을 기다리는 투자 전략이 필요한 구간"이라고 말했다.
신현아 한경닷컴 기자 sha01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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