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1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올리면서 본격적인 금리인상 속도 조절에 나섰다. 특히 이날 제롬 파월 Fed 의장이 "두어 번(couple)의 금리 인상"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말하면서 뉴욕 증시도 일제히 상승했다. 금리 인상 횟수가 예측 가능해서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노동시장이 여전히 뜨거운 것으로 나타나 변수는 남아있다는 분석이다.
Fed는 지난해 3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해 '제로 금리 시대'를 마감한 뒤 40년 만에 최악인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이어왔다. 특히 지난해 6월, 7월, 9월, 11월 4차례에 걸쳐 기준금리를 0.75%포인트씩 올리는 유례없는 '자이언트 스텝'을 밟았다.
다만 지난 연말 물가 상승세가 둔화 조짐을 보이며 지난해 마지막 연례회의에서 금리 인상 폭을 0.50%포인트로 낮추며 속도 조절에 들어갔다.
시장에서는 올해 들어 물가 상승세가 확연히 주춤한데다 지나친 통화 긴축이 경기 침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 일찌감치 0.25% '베이비 스텝' 인상에 무게를 실었다.
미국의 금융시장 연구기관인 FwdBonds의 수석 경제학자인 크리스토퍼 루프키는 "노동 시장은 전문가들의 경기 침체 예측을 계속 무시하고 있다"며 "실질적인 일자리 감소가 없는 역사상 최초의 경기 침체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이날 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이 최근 완화됐지만, 여전히 너무 높다"며 연준의 목표 물가상승률인 2%를 달성하려면 긴축 정책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3개월 물가 지표에서 물가 상승 속도가 둔화한 것을 언급하면서 "최근 전개가 고무적이긴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인 하향 곡선이라고 확신하려면 상당히 더 많은 증거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근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개선되는 등 상품 가격에서는 디스인플레이션(인플레이션 완화)이 시작됐지만, 주택시장과 서비스업에는 아직 이런 움직임이 없다면서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너무 이르다"고 못박았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