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는 올해 입시부터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의 고교 재학 중 이수 여부를 평가에 반영한다.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은 해당 모집단위에서 수험생에게 고교 재학 중 학교 수업을 통해 이수하기를 권하는 과목이다. 2023학년도부터 서울대는 정시에서도 교과평가를 도입했다. 수시뿐 아니라 정시에서도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의 영향력은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모집단위별 권장과목을 살펴보면, 자연계 학과의 과목 지정이 활발하다. 치의학과와 산림과학부를 제외하고 자연계 학과 모두 최소 1개 이상 권장과목을 지정하고 있다. 예컨대, 물리학전공은 핵심 권장과목으로는 물리학Ⅱ·미적분·기하를, 권장과목으로는 확률과통계를 지정했다.
자연계 학과는 특히 수학의 영향력이 커졌다. 의예과, 기계공학부, 수리과학부 등 23개 모집단위에서 수학 선택과목인 미적분·기하·확률과통계 세 과목 모두를 핵심 권장과목 또는 권장과목으로 지정하고 있다. 미적분과 기하는 기존 이과 수학, 확률과통계는 문과 수학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 서울대 자연계열을 목표한다면 수학은 문이과 구분 없이 통합적으로 공부해야 한다. 심지어 인문계 학과인 경제학부, 자유전공학부, 농경제사회학부는 미적분과 확률과통계 두 과목을 권장과목으로 요구하고 있다. 확률과통계는 문과생들이 수능에서도 주로 응시하는 과목이기 때문에 부담이 덜한 편이지만, 기존 이과 수학으로 분류되는 미적분은 학습 부담이 만만치 않다.
과학Ⅱ 과목은 Ⅰ 과목에 비해 학습량이 많고 난도가 높아 많은 학생이 기피한다. 실제 수능에선 서울대 또는 일부 의약학계열 지원자 등 최상위권 학생만 응시하는 과목이기도 하다. 그만큼 학습 부담이 큰 과목이기 때문에 Ⅱ 과목 내신 대비는 쉽지 않은 편이다.
현재 과학Ⅱ 과목은 진로선택 과목으로 분류돼 성취평가제(절대평가)로 성적 등급을 매긴다. 기존 상대평가일 때보다 학습 부담이 줄었지만 여전히 녹록지 않은 과목이다. 특히, 서울대가 권장과목을 평가할 때 이수 여부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이수 내용을 포함해 학업 충실도도 중요하게 평가하겠다고 밝힌 부분에 주목해야 한다. 이는 성적뿐 아니라 세부능력및특기사항(세특)에 기록되는 수업 중 활동 전반을 살피겠다는 뜻이다. 즉, 권장과목의 성적뿐 아니라 세특 기록의 풍부함도 중요한 평가 요소다. 단지 A만 받는다고 다가 아니다. 지원 학과 및 전공과 연관한 탐구활동, 심화학습 등으로 세특 기록의 양과 질을 모두 관리해야 한다.
정시에서도 학생부 영향력이 커지면서 서울대 입시에서 ‘전공 연계 교과이수 과목’은 중요한 한 축이 됐다. 모집단위별로 권장과목이 다르기 때문에 희망 학과에 따른 맞춤 준비가 더욱 중요해졌다. 예를 들어 같은 인문계 최상위학과로 평가받는 경제학부와 경영대학은 권장과목이 다르다. 경제학부는 수학 미적분과 확률과통계를 권장과목으로 제시하고 있지만, 경영대학은 권장과목이 없다.
올해 1~2학년 학생이라면 최대한 빠르게 희망 학과를 결정짓고, 큰 틀에서 2~3학년 때 선택과목 수강 계획을 미리 파악하고 내신 경쟁을 대비하는 것이 좋다. 이에 맞춰 방학 중 예·복습 계획도 세워두는 것이 좋다. 올해 3학년 학생이라면 1학기에 주로 많이 듣는 과학Ⅱ 과목 등에서 지원 학과에 맞춰 탐구활동, 주제발표, 토론활동 등을 기획하고 세특 기록을 풍부하게 남기도록 한다.
한편, 서울대를 목표하지 않아도 서울대의 전공별 권장과목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권장과목은 각 학과의 교수 등 전문가들이 해당 전공과 관련해 고교 수업에서 연관성이 높다고 추천하는 과목이다. 학생부종합 전형을 준비 중인 학생이라면 꼭 서울대를 목표로 하지 않아도 충분히 참고할 만한 기준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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