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리 특사의 이 대답은 1973년 오제이스의 펑크 노래 ‘For the Love of Money’에 나오는 잊을 수 없는 후렴구인 ‘money, money, money’를 떠올리게 했다. 그렇다. 이 칼럼의 주제도 돈이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와 케빈 매카시 하원의장이 벌이고 있는 부채 상한 확대를 둘러싼 갈등에 대한 얘기다.
최종 결과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 부채 한도는 인상될 것이다. 문제는 6월 데드라인까지 벌어질 메시지 경쟁이다. 미국이 디폴트(채무불이행) 위기에 처하면 국민은 누구를 탓할까. 민주당은 공화당의 전술을 벼랑 끝에서 할머니를 미는 것과 같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유권자들이 지출을 눈치채지 못한다는 민주당의 가정은 잘못됐다.
그들은 친숙한 이유를 대고 있다. 팬데믹이다. 팬데믹 때 연방정부가 한 일은 돈 풀기였다. 2조2000억달러의 초당적 코로나 구제 법안, 1조9000억달러의 미국 구제 법안, 그리고 1조달러의 초당적 인프라 법안이 발효됐다. 바이든 정부가 제안한 2023년 예산안 규모는 5조7000억달러에 이른다.
부채 상한선 자체만으로도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 놀라운 숫자다. 연간 이자만 4000억달러에 이른다. 미국은 또 다른 엄청난 위협을 염두에 둬야 한다. 지출 급증과 분리할 수 없는 인플레이션 위험이다. 이런 상황에서 바이든 정부는 더 많은 세금을 쏟아부으려 하고 있다.
피터슨 재단의 재정신뢰지수는 설문 결과 응답자의 76%가 적자 감축이 의회의 3대 우선순위 중 하나가 돼야 한다고 답했다. 플로리다 아파트에 살고 있는 할머니와 할아버지는 정말로 “나는 내 연금을 취했으니 내 아이와 손자들은 어찌 되든 상관없어”라고 생각할까. 사실 오늘날 고령층은 그의 자녀와 손자들이 어떤 식으로든 이미 망했다고 생각한다. 이런 인식이야말로 초당적이다. 재정절벽 이슈에 대한 관심은 뜨겁다.
공화당원들은 이 문제의 해결 실마리를 찾을 드문 기회를 갖고 있다. 키워드는 ‘부채 한도’가 아니다. 약 31조4000억달러란 놀라운 숫자다.
바이든은 정상화를 약속했다. 지금의 부채는 정상적인 수준이 아니다. 미국인들은 이를 잘 알고 있다. 바이든이 할 말을 찾지 못한다면 유권자들은 이 문제를 해결할 다른 대통령을 찾아 나설 것이다.
이 글은 영어로 작성된 WSJ 칼럼 ‘Debt-Ceiling Madness’를 한국경제신문이 번역한 것입니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