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 대표와 최고위원 5명을 선출하는 국민의힘 전당대회 후보 등록이 3일 마무리되면서 친윤과 비윤의 대결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나경원 전 의원 불출마 선언 이후 잦아들었던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 논란도 재점화하는 양상이다. “가짜 윤심팔이를 하고 있다”는 친윤계의 대대적 공세에 안철수 의원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윤심팔이 경쟁이 아니라 윤 대통령에게 힘이 되는 윤심 보태기 경쟁을 해야 한다”고 맞섰다.
친윤계의 공격에 유력 당권주자로 꼽히던 유승민·나경원 전 의원 등은 당내 활동을 접어야 했다. 안 의원은 이를 의식한 듯 “최근 당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집단 이전투구에 대해 (당원들이) 정말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말씀을 한다”며 “전당대회가 이런 식으로 가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어 “당내 친분과 세력을 과시하는 경쟁이 아니라 정책과 비전 경쟁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친윤과의 정면 대결을 피하는 한편 경쟁자인 김기현 의원을 중심으로 한 친윤계의 세몰이도 견제하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한 언론이 대통령실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한 ‘윤심은 안 의원이 아니다’는 주장에 대해선 “윤 대통령이 직접 하신 말씀이 아니지 않나”고 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이 개인적인 불신과 불만을 갖게 된 안 의원의 행동을 나열했다. △대통령직인수위원장 시절 24시간 잠적 △정권 초인 지난해 7~8월 정부 비판 △이태원 참사 직후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교체 요구 등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들도 최근 사석에서 안 의원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윤 대통령과 안 의원의 국정철학과 스타일이 맞지 않는다”는 게 이유다. ‘윤심팔이 논란’과 관련해서도 참모들은 “윤심이 안 의원에게 없는 것은 사실”이라고 거든다. 다만 대통령실의 당 대표 선거 개입 논란을 의식해 공개적인 발언은 자제하고 있다.
천 위원장의 출마는 일단 안 의원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안 의원에 몰리던 비윤 성향 당원들의 지지가 분산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노경목/좌동욱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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