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오는 4월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방안이 추진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3일 대통령실과 외교부에 따르면 한·미 양국은 윤 대통령의 4월 방미 일정을 논의하고 있다. 국빈방문 형식이 유력하지만 공식방문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윤 대통령이 미국을 국빈방문한다면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12년 만이 된다. 한국 정상의 미국 국빈 방문은 이승만(1954년)·박정희(1965년)·노태우(1991년)·김영삼(1995년)·김대중(1998년)·이명박(2011년) 전 대통령 등 여섯 차례 있었다.
조 바이든 행정부는 코로나19 확산 등의 여파로 지난해 말에야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해외 정상 중 처음으로 국빈 초청했다.
국빈 방문은 △사적 방문 △실무 방문 △공식 실무 방문 △공식 방문 △국빈 방문 5단계로 분류되는 정상의 외국 방문 중 가장 격이 높다. 국빈 방문이 이뤄지면 초청국은 공식 환영식을 열고, 정상이 회담장 앞에서 방문국 정상을 맞는다. 국빈 만찬은 연미복과 흰색 타이를 드레스 코드로 하고 최고의 격식을 갖춰 진행된다. 또 미국은 국빈 전용 숙소로 백악관 맞은편에 있는 영빈관인 블레어하우스(Blair house)를 제공한다.
윤 대통령이 국빈 방문할 경우 미 의회에서 공식 연설할 가능성이 크다. 방문국 정상이 초청국에서 공식 연설을 하는 게 국빈방문의 관례로, 이 전 대통령은 2011년 미 의회에서 45분간 연설했다. 정상회담 의제로는 북한 핵 위협에 대비한 확장억제 강화,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 한·미·일 안보협력, 우주동맹 강화 등이 거론된다.
박진 외교부 장관은 2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제이크 설리번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나 이런 정상회담 개최 방안을 논의했다.
박 장관은 “그간 한·미 동맹이 이룬 자랑스러운 성과를 바탕으로 21세기의 도전과제 해결에 함께 기여하는 미래 동맹을 만들어 나가자”며 “올해 윤 대통령의 성공적 방미를 위해 긴밀히 협력하자”고 했다. 설리번 보좌관은 이에 대해 “윤 대통령의 방미가 동맹의 미래 청사진을 제시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차원에서도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화답했다.
박 장관은 이날 미 하원의 마이클 매콜 외무위원장과 영 김·앤디 김 의원, 상원의 크리스 밴 홀런·빌 해거티 의원 등을 만나 한·미 동맹 강화 방안을 논의했다. 빌 넬슨 미 항공우주국(NASA) 국장도 만나 우주동맹 협력 의지를 확인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