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극단적 선택을 하려 했던 한 여성이 구조 50분 만에 다시 투신해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3일 경남 진해경찰서와 창원소방본부에 따르면, 전날 오후 2시 6분쯤 창원시 진해구의 한 아파트 7층에 40대 여성 A씨가 매달려 있다는 신고가 119에 접수됐다.
A씨는 자택 8층에서 뛰어내렸지만 바로 아래층 난간에 걸려 있던 상태였다. 이웃 주민들은 그를 구조해 자택으로 돌려보냈다.
현장에서 A씨를 구조한 119구급대원들은 20여 분 정도 A씨를 관찰하다 경찰에 인계하고 철수했다. 이후 경찰관들은 A씨 남편과 연락이 닿아 응급입원 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었다.
돌연, 방에 누워있던 A씨가 “불편하다. 방에서 나가달라”고 요구했고 결국 오후 2시 56분쯤 문을 열어둔 채 경찰과 가족 등은 모두 거실로 나왔다. 곧바로 A씨는 방문을 걸어 잠근 뒤 재차 투신해 사망했다.
A씨는 평소 우울증을 앓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A씨의 요청이 있었다고 하나 통상 극단적 선택에 실패한 사람은 재시도 가능성이 크다고 전문가들은 입은 모은다. 그러나 경찰 관계자는 “자살 기도자 보호조치 매뉴얼에 혼자 두면 안 된다는 조항은 없다”면서도 “방문이 다시 닫히지 않게 조치하지 못한 부분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경찰 업무 매뉴얼에는 자살 기도(우려)자 발생 시 ▲현장출동 ▲상황파악 및 현장조치 ▲대상자 인계 등 3단계로 나눠 대응하도록 나와 있다. 투신에 대비해 에어매트와 폴리스라인 등 안전시설물을 설치하고, 상황 종료 뒤에는 보호자 또는 의료기관에 인계해야 한다. 보호입원이나 행정입원, 응급입원 등 강제입원 조치도 가능하다. 의사ㆍ보호자의 동의가 필요한 보호ㆍ행정입원과 달리 응급입원은 경찰 직권으로 할 수 있다.
다만 경찰은 A씨의 경우 초등생 자녀가 있어 응급입원을 시키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경찰은 내부 감찰을 통해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들의 과실 여부를 조사할 전망이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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