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완구업체에 친환경 열풍이 불고 있다. 장난감은 그동안 플라스틱 쓰레기 배출과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꼽혀왔다. 환경 등 가치 소비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확산되자 완구업체들이 친환경 정책 도입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덴마크 레고는 2021년 6월 처음으로 재생 플라스틱으로 제조한 블록 시제품을 공개했다. 기존의 유성 플라스틱 대신 재활용 플라스틱 음료수병을 재료로 만든 블록이다. 1L 플라스틱 음료수병으로 10개 내외의 블록을 제조할 수 있다.
레고는 2018년부터 150여 명의 재료공학자와 과학자를 고용해 250여 개에 달하는 다양한 친환경 재료를 연구해왔다. 그 결과 미국과 유럽 등에서 인증받은 플라스틱 음료수병을 재료로 만드는 게 최선의 방안이라는 결론을 내렸다.
레고는 매년 10만여 개의 블록을 생산한다. 향후 2년 안에 본격적으로 재생 플라스틱 블록 제품을 출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2025년까지 포장 비닐봉지를 종이로 대체하고 2030년까지 모든 제품을 친환경으로 바꾸겠다는 목표다.
바비인형으로 유명한 다국적 완구기업 마텔도 최근 친환경 트렌드에 동참했다. 바다에 떠다니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재활용해 제조한 바비인형 신제품 ‘바비는 바다를 사랑해’(사진)를 선보였다.
마텔은 오래된 장난감을 회수하고 재사용하는 프로그램 ‘마텔 플레이백’도 운영하고 있다. 소비자가 기존에 갖고 놀던 바비인형을 마텔에 보내면 이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바꿔 다른 장난감으로 만들어준다.
마텔의 최대 경쟁사인 해즈브로도 “제품 포장에 들어가는 플라스틱을 줄여나가겠다”고 밝혔다. 장난감 자동차 등을 생산하는 매치박스도 재활용 재료를 사용해 제조한 ‘테슬라 로드스터’의 미니 버전을 선보였다. 99% 재활용 아연과 플라스틱 소재로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스핀마스터도 세계적인 장난감 루빅스 큐브를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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