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대표는 “패장의 삼족을 멸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다행으로 생각하라는 조언을 위로로 삼겠다”고 했다. 대선에서 패배해 억울하게 수사받는다는 것이다. 여러 의혹에 대한 관련자들의 진술이 이 대표를 향하고 있어 검찰로선 수사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런데도 검사독재, 정치보복을 주장하면서 자신을 희생양으로 둔갑시키고 있다.
대표 경선전을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도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 대통령실은 안철수 의원의 ‘안-윤 연대’ 발언을 비판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경선에 개입하는 듯한 표현으로, 안 의원이 원인을 제공했다. 윤 대통령도 “실체도 없는 ‘윤핵관’으로 정치 이득을 보려는 사람은 국정 운영의 적으로 인식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판에선 간신배, 배신자, 원수 등 험한 발언들이 횡행하고 있다. 선거 속성상 갈등은 불가피하다. 그러나 과도하면 독이 된다. 대표 경선전이 불붙은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당을 어떻게 이끌겠다는 포부는 안 보인다. 갈등이 지나치면 물밑에서 조정하면 될 일을 확대 재생산하면서 전당대회 컨벤션 효과(정치 이벤트로 유권자의 이목을 끌고 지지율 상승)를 기대하기 어렵게 하고 있다. 이렇게 찢어져서야 노동, 연금, 교육 개혁을 무슨 수로 뒷받침하고 어떻게 거야를 상대할 수 있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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